사주팔자란 정말 존재하는 것인가

by thinking잡스



"정말 유명한 사람이 있어서 이번에 다녀왔는데, 너무 잘 맞추더라. 대박이야."


종종 들리는 이야기다.

유명한 철학관이다, 용한 점쟁이다 등의 숱한 신통방통한 이야기들 말이다.


나 또한 소름 끼치게 잘 맞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다 보면 한 번 가볼까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혹하게 된다. 사실 사주팔자, 신점 등을 크게 믿지는 않았는데 주변의 이야기가 들리면 들릴수록 진짠가, 신기하다 등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사주에 대해 궁금해하던 찰나. 작년 가을쯤 남편과 함께 사주팔자를 보러 철학관엘 갔다. 그곳으로 말할 것 같으면 신랑은 세 번째 가는 곳이었다. 우리 부부가 제일 위기였던 그 해에만 두 번을 방문한 것이다. 남편은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라 사주팔자에는 전혀 흥미가 없는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오죽 답답했으면 갔을까.

어쨌든 잘 맞다는 말에 나도 답답한 마음을 안고 그곳을 가보았다.


"못하는 건 없는데 그렇다고 딱히 잘하는 것도 없어. 의욕에 불타서 혼자 열심히 내달리다가 금방 식어. 사주 자체가 돈, 돈 거리는 사주야. 그런데 자꾸 돈, 돈하면 다쳐. 그리고 돈은 신랑이 더 잘 버니까 신랑 덕보고 살아. 직업은 말하는 직업이 잘 맞는다고 나오는데? 우리 쪽 일해도 괜찮을 거야."


아, 눈물이 핑 돌면서 갑자기 서러움이 느껴졌다. 난 잘하고 싶은 것도 많고 내 능력으로 돈도 많이 벌고 싶고 투 잡, 쓰리 잡해서 자랑스러운 내가 되고 싶은데... 너무 별 게 없는 사주팔자였다. 그런데 더 마음이 상하는 건 그분의 이야기가 퍽이나 잘 맞다는 것이었다.


'하.. 결국 아무리 노력해도 잘하는 일이 없다는 거네? 그럼 굳이 잘하려고 애쓸 필요가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드니 내 인생은 이미 결과가 정해져 있어 아무리 애를 써도 바꿀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곳을 다녀온 후 한동안은 더 의욕이 상실되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어차피 똑같은데 말라꼬...


그런데 나란 인간은 크고 작은 매 순간마다 애쓰고 애써왔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애쓰고 또 애쓰고 그렇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려 무던히도 노력했는데 이미 내 운명은 정해져 있다니 맥 빠지고 허탈했다.




사실 아직도 나의 사주대로 인생이 흘러가지 않을까 싶지만, 그런데 이 생각으로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길단 생각이 든다. 매일매일 찾아오는 선택의 기로에서 나의 선택에 따라 예상할 수 없는 일들도 벌어지곤 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정해져 있다니 참 기운 빠지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정해진 나의 운명이 있다고 하더라도 조금씩 조금씩 바꾸며 살아볼까 싶다. 그러다 보면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애쓰던 모습에 조금은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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