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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nda Apr 17. 2018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연습

나는 내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다.

좋은 사람이고 싶은 마음이 앞선 건지도 모르겠다.


자신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남에게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우선이 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그 마음은 스스로를 지치게 한다.

스스로 행복하지 않은데 남에게만 좋은 사람인 척하는 게 무슨 소용 일까.


먼저 내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걸 알게 해 준건 발리에서 우연히 만난 마키 때문이었다.


발리 우붓을 여행하는 이들은 참 다양 스토리를 지녔다. 자신들을 노매드[Digital Nomad]라고 소개하는 사람들도 흔하게 만날 수 있었다. 2달-3달 장기 투숙자들을 마주 하는 건 크게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우연히 만난 여행자들 중에 1년 동안 세계 여행을 하는 이들도 꽤나 많았다. 마키도 그렇게 수많은 여행자들이 있는 이곳 우붓에서 오고 가며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따뜻한 사람이란 건 처음보자마 내게 지어 보냈던 미소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하루는 그를 만나 점심을 먹었다.

10년을 알아도 불편한 사람이 있다. 뭔가 나를 꾸며야 하고 만나고 헤어지면 늘 상 찝찝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존재한다. 그에 반해 10분 만에 경계가 풀리는 사람이 있다. 그게 바로 마키였다.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 보니 내가 가진 마음속에 불안감과 고민을 그에게 모두 털어놓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이야기했다.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건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일이라고.
나쁜 사람이 될 필요는 없지만
좋은 사람인척 애쓸 필요도 없다고.



어쩜 다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마음이 하는 소리와 감정에 충실하라는 그의 조언이, 누군가로부터 받은 상처를 담아두지 말고 솔직히 털어놓으라는 그의 조언이, 혹여나 솔직하게 이야기했는데 상대방이 기분 나빠한다면 그건 그 사람의 감정의 몫이니 크게 신경 쓰지 말라는 그의 조언이, 낯설게 느껴졌다.

그래도 해 보기로 했다.

조금 더 나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려는 마음을..

내 기분만 신경쓰느냐고 상처를 주는 건 당연히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공격적이고 상대방을 비난하라는 말도 물론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내면이 하는 말에 충실하지 않은 채 착한사람만 되려고 애쓰다 보면 지쳐 나가는 건 결국 나였다. 그런 관계는 좋은 관계로 이어 나갈 수가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저 참는 게 미덕이라고 배웠기 때문에 '참는 것= 착한 사람' 이라고 공식처럼 여겨 왔던 거 같다.


못돼 질 필요는 없다,

그저 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기,

건강한 나 자신과의 관계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뎌 보기로 했다.


내가 내게 하는 소리와 느끼는 감정의
귀를 기울이는 노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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