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잘하고 있다.

by Panda

한동안 모든 것에 예민하게 살아왔다

'중간만 가면 되지' 말로만 이야기했지 실제 속 마음은 안 그랬다.


누군가의 작은 비난도 견디기가 힘들었다.

'왜 나는 저 사람만큼 잘하지 못하는 걸까?'

'왜 나는 매번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

작은 실수에도 '내가 그러면 그렇지 하며' 스스로를 지탄했다.


회사 생활은 경쟁에 연속이었다.

아무도 경쟁을 부축이지는 않았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와 수치가 점점 나의 목을 조였다. 이런 것들에 둔감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아니었다. 나는 무척이나 성과와 수치에 예민하고, 집착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것에 연연하지 말며 살자고 그렇게 수도 없이 다독였던 나였는데도 말이다. 늘 이상과 현실은 이렇게나 다르다.


내면에 나는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로 뒤덮여 있던 사람이었다. 내가 뒤쳐진다, 아니 심지어 뒤쳐지지 않아도 잘한다는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느껴지면 무엇이 잘못 된 걸까 고민 하기 일쑤였다. 동료에 대한 좋은 평가에도 나는 위축이 되었다


어쩌다 나는 이렇게 되었을까?

내안의 부정적인 마음의 씨앗을 통제하기가 어려웠다.

'나는 무엇을 잘못하고 있을까? 나는 왜 저 사람보다 뒤쳐지고 있을까?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내가 너 보다 월등해야 한다는 생각을 떨쳐 버리기 힘들었다.


순간 내 모습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누군가의 모습을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남과 비교하고 작은 성적에 민감해 하며, 나를 보지 않고 상대만 보는 그런 사람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왜 나는 자꾸 누군가의 인정을 바라고 있던 거였을까?


어느날 퇴근하며 돌아오는 집 앞 길목에 서서 한 발자국도 때치 못한대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무엇 때문에 나는 스스로 이렇게 못살게 만들고 있는 걸까 하고..


잘하지는 못해도 나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열심히는 하고 있었다. 작은 실수는 피할 수 없었다. 나와 평생 함께 해야 할 내 몸에 살점과 같은 거였다. 이것을 인정해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실수 없이 넘어가는 것들은 결국 어떤 시점에서 넘어지게 되어 있다. 미끄러지고 난 후에야 깨닫게 되고 한발짝 성장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실수가 싫어도 넘어져야 단단해진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필요했던 건 위로의 한마디였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


"잘하고 있다. 걱정 마. 지금 잘하고 있다. 지금도 잘하고 있다"


저 위안의 말 한마디를 들었다면 내 스스로 나를 이렇게나 한없이 작게 만들었을까?

그럼 나는 그런 위로를 동료나 친구에게 건네 적이 있었던 걸까? 나 조차도 "지금도 충분히 참 잘하고 있어요."라는 작은 위로의 말을 타인에게 잘 건네 본 적이 없었다.



그저 남과 비교하고 성과에 집착했으며 남 보다 더 뛰어나지 못함에 우울해만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아무도 내게 잘한다 말을 안해줬다며 스스로를 갉아먹었다..


결국 위안과 공감의 울림을 전달 할수 있는 건 내가 내게 했어야 했다. 내가 나를 높여 주고 기죽이지 말아야 했다. 이 삶의 지혜를 늘 경험했음에도 또 나는 저 한마디를 잊고 있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누구의 인정도 아닌
내가 내게 던지는 인정의 한마디.


세상에는 나 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셀 수 없이 많다. 어떤 세상에 던져 져도 결국 또 그 세상 안에서 나 보다 우월한 사람을 마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떤 사회에 속해져 있어도 결국 또 나는 실수를 거듭해 가며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면 나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완벽해 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과 마주 할 때마다 나는 반복해서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었다.


자존심만 앞서고 결국 자존감을 잊어버렸다.


열심히 하지 않는 나를 꾸짖지만, 꾸벅꾸벅 한발짝씩 꾸준히 걸어가고 있는 내게 한 번쯤 그 인정의 한마디를 건넬 필요가 있었다.


너는 지금 잘하고 있다. 눈에 뛰게 보이지는 않지만 미세하게 성장하고 있다.
너무 빨리 가지 못한다고 걱정하지 마.


속도의 차이를 인정하는 연습은 필요하다.

나를 아껴주자.. 나를 위축시키지 말자.


너는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