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ICE(3)
Venice(3)
92년 가을 Milano에 출장 왔다가 주말에 열차를 이용하여 이곳
Venice에 잠깐 다녀간 적이 있다.
이번 여행에 함께한 처형도 년 전에 이곳을 다녀갔다고 해서 이곳 베니스
일정을 비교적 짧게 잡았다.
여행을 계획하다 보면 가보지도 않은 나라나 도시인데도 그 윤각들이
머릿속에 상상으로 그려질 때가 가끔 있다.
새로이 찾아가는 여행지에 대해 사전 지식을 준비해 놓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그 상상만 보고 가게 된다.
그래서 '여행은 아는 것만큼만 보고 온다고 다'들 하지 않았던가?
한번 다녀온 여행지를 갈 때는 지난 경험 외에 은근히 새로운 경험을
해보기를 기대하며 출발하게 된다.
바로 Venice가 그런 도시이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출장 중 주말을 이용하여 왔기 때문에 채 한나절의
시간 여유조차도 없었다.
아쉬운 맘을 뒤로하고 떠날 때
" 이다음에는 애인하고 다시 한번 왔으면 ,,,,, "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며 떠난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이번에는 애인(?) 하고 그것도 한 명도 아닌 성주 이 씨 두 여인을 하늘처럼
모시고 다시 베니스에 들어갔다.
베니스는 이번 3주간의 자유여행의 첫 기착지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조심스럽고 조금은 긴장이 되었다.
느긋하게 한나절을 파리에서 보내고 이곳 마르코 포로 공항 도착 시간을
석양 무렵인 5시 반 비행기로 정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교통수단이 여러 가지 있지만 처음부터 수상
버스로 베니스 시내로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다.
빗방울이 가끔 오락가락했지만 예상은 적중했다.
석양의 낙조가 정말 일품이었다.
도심지인 산 마르크 광장 수상 버스정류장까지는 한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주변 풍경이 하도 아름다워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와! 하며 모든 승객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를 환영하는 석양 무지개가 동쪽 하늘에 멋지게 걸쳐져 있었다.
멋쟁이!
자연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베니스 사람들이 사는 공간들은 너무나 비좁고 복잡했다.
모두 다 유대인 수전노 '샤일록'이 사는 집들 같았다.
숙소는 산 마르크 광장 인근에 있는 작은 민박형 호텔에 예약을 해 두었다.
오후 다섯 시 이후에 도착하는 투숙객은 사전 연락을 달라고 해서 파리에서
전화를 했더니 현관 비밀번호와 방 열쇠 보관함 번호를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찾아오는 길을 설명해 주는데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수상 버스에서 너무 서둘다 그만 한 정거장 먼저 내려 버렸다.
아내한테는 모른 척하고, 두 사람이 비켜서야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골목길을
더듬어면서 호텔을 찾아 나가기 시작했다.
동물적 본능으로 ,,,,,,
그 옛날 베네치아 인들이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물 위에다 집을 세웠다.
그리고 수로 외에 골목들은 계획적으로 아주 좁고 복잡하게 하여 침입자가
마차를 타거나 무장한 체로 쉽게 찾아다니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았다고
하였다.
우리들은 이렇게 복잡한 그 옛날 골목길을 돌고 돌아 주인도 없는 빈집을
달랑 번지만 하나 가지고 찾아갔다.
15분 정도 방향만 짐작하고 나아갔을까?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정확하게 지정된 현관문 앞에 도달할 수가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놀라웠다.
여행의 즐거움은 뭐니 뭐니 해도 먹는 데 있다.
우리 세대는 절약을 미덕으로 삼아 살아왔다. 특히 살림을 하는 안 사람들의
절약 정신은 남자들보다 훨씬 더 강하다.
여장을 푼 후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갔다.
아내 왈,
여행안내 책자에서 읽었는데
Restraunt의 음식값이 제일 비싸고 Capeteria는 그다음이고 또 뭐,
뭐 네 가지 단계로 구분돼 있었단다.
그러니까 제일 값싼 곳으로 가서 간단히 먹고 들어가잔다.
본인은 속셈은 제일 고급 레스토랑에서 전통 음식을 맛보고 즐기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았는데 처음부터 양보했다가는 전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만 같았다.
그래서 지나가다 가장 화려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레스토랑에 무조건 들어갔다.
여기에 분식집이나 짜장면 집이 있을 리가 없으니까,,,,,,,
그럴듯한 와인까지 주문한 후 시장기를 채워나가는데,
음식이 짜다, 너무 느끼하다, 양이 많으니 적으니 원 불만들이
그리도 많은지?
"여보?"
"우린 지금 이태리에 와 있어."
"이태리 사람이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 음식을 먹으면 뭐라고 하겠어?"
"맵다고 하지 않겠어"
"그냥 즐기면서 먹어, 제발"
여행의 초보자들은 입만 열면 우리나라와 모든 것들을 비교한다.
어느 정도 여행 경륜이 쌓여야만 비교에서 자유로워지고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남정네 들은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비싼 음식이나 고급 와인을 시키게
되면 눈치를 보게 된다.
그렇다면 애인과 하는 여행길에서도 맛있는 음식과 향기로운 와인을
시켜놓고 눈치를 보게 볼까?
분명히 No다.
그러니까 베니스에는 애인과 함께 오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 꿈은 사라지고,,,,,
"꿈이여 다시 한번
백합화 마음속에,,,,,,"
"꿈이여 다시 한번 내 마음에 피이어라"
내일은 새벽부터 이곳 리알토 다리 근처에 선다는 새벽시장과 연인들의 길
산타마리아 살루트 교회를 돌아보기로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2016년 6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