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기행

파리(1)

by 김 경덕

파리(1)


자유 즉 배낭여행은

가고 싶으면 가고,

쉬고 싶으면 쉬고,

먹고 싶으면 먹고,

마시고 싶으면 무엇이던 마실 수 있는

자유가 있지만 대신 혼자서 결정하고 판단을 해야 하는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가 있다.

여행 준비에 지친 몸을 안고 11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파리 드골 공항에

내렸다. 28 Rue Gay Lussac (뱅 떼 위로 게류삭) 우리가 찾아가야 할 파리

현지 주소다.


82년 아내와 처음 이곳에 와서 택시기사에게 영어로 말했다가 두 번이나 승차를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 혹시나 해서 한글로 토까지 달아놓은 수첩을 앞 가방에

끄집어 내놓았다. 세월이 변화를 시켰는지 아니면 관광객의 돈 주머니가 파리쟝들을

마음을 변화시켰는지 이제는 영어로 말을 걸어도 전혀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일차 관문은 무사히 통과했다. 공항에서 Shuttle Tram으로 역까지 이동한 후

지하철을 바꿔 타고 정확하게 목적지에 내려서 머무를 집을 찾아갔다.

첫날은 시차 적응과 Warming up 시간, 새벽에 일찍 일어나 인근에 있는

Luxembrogh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도심에 위치해 있어 외지인보다는 현지인들이 즐겨 찾아가는 공원이다.

주종으로 심어놓은 키가 큰 마로니에 꽃들이 흐드러지게 매달려 있었다.


"지금도 마루 밑에는 피고 있겠지"

"뭐야?"

68년 초 한참 이 노래가 유행할 때 해병대에 입대를 했다.

훈련병 시절 약간 가방끈이 짧은 소대 동료에게 교관이 노래를 시켰다.

"다시!"

"지금도 마루 위에서 피-이고 있겠지"

퍽, 눌러 썬 철모 위로 교관의 M-1 개머리판이 사정없이 날아갔다.

무식한 교관과 무식한 훈병 사이의 웃지 못할 Happening 이였다.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눈물 속에 봄비가 흘러 내리듯

임자 잃은 술잔에 어린 그 얼굴

아....... 청춘도 사랑도,,,,,,,,,,,,,"

공원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데 노랫말처럼 봄비가 오락가락 한다.

시답지도 않은 지난날의 回想에 발걸음이 늦어졌던지 저만치 앞서가던

아내의 성화가 점점 옥타브를 높여가는 가고 있다.

"여보? "

"서둘지 마! 우리 이제 시작이야"

"갈 길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데?


2016, 6,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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