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nali National Park

by 김 경덕



Mckinley


디날리 국립공원

없던 젊은 시절 형석 교수의 "잠 못 이루는 이 밤을 위하여"를 읽고서는 실제로 잠을 이루지 못한 적이 있다.

오늘 밤은 그 반대로 너무 기분이 들떠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이곳은 Alaska 주 한가운데 자리 잡은 Denali National Park이다. 그 속에 있는 "Chalet Wildness Resort Hotel"의 통나무 집 개별 동이다.

현재 시각은 밤 12:00 자정이지만 바깥은 빛바랜 늦은 오후처럼 환하다.

숙소 베란다에서는 멀고 가까운 연봉들의 자태가 마치 대낮처럼 완연히 올려다 보인다.

바로 북극권 백야 현상 때문이다.

황홀하게 펼쳐진 주변의 백야 풍경 때문에 도저히 잠자리에 들어갈 수가 없다.

여행 복이 많아서인지 북극권 툰드라 지역을 통과한 삼일 동안은 날씨가 너무 좋았다.

연중 겨우 5%안된다는 쾌청한 날씨가 연일 계속되었다.

통나무로 지은 본관만 큰 길가에 자리 잡고 있고 객실들은 강가를 따라 약 십만 평의 대지 위에 여기저기 흩어져 자리를 잡고 있다.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Shuttle Bus 가 객실 동들을 시간마다 돌아다니며 손님을 본관까지 실어 나르고 있다.

B동 206호는 오늘 우리 부부가 묵을 방이다.

저녁 후 9시에 베란다에 Rocking chair를 내어놓고 지하수로 Cooling 한 Wine 한 병을 열었다.

"MURPHY -Coode-

2015 Vintage Carvinet Sauvignon"이고

원산지는 california다.

약간 Dry 해서 입이 심심하지만 상관없다.

베란다에 혼자 나와 앉아 마시던 잔을 난간 위에 올려놓았다.

잔에 투영된 백야의 옅은 백야 햇살을 눈을 반쯤 지그시 감고 바라다본다.

빛이 투과한 기막힌 와인 색깔이 눈동자를 지나 마음속 깊이까지 파고든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번져오는 잔잔한 미소, 지금 이 순간만이 느낄 수 있는 나만의 즐거움이다 아니 낭만이다.

행복한 시간이다.

행복은 깨달음이요 느낌이란 말이 실감 나는 시간이다.

이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어 방에서 쉬고 있는 아내를 불러내었다.

오랜 여정에 피곤해서인지 귀찮아하는 표정이다.

몇 마디 건네 봤지만 내 기분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냥 들어가 쉬라고 했다.

너무 아름답다.

너무 황홀하다.

여생에 이런 기회가 몇 번이나 더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불안감이 밀려 닫쳐왔다.


와인병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는 시각 나는 나는 한 마리 독수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하늘로 높이 날아올랐다.

Denali National Park의 밤하늘은 분명히 이곳 지상보다 더 황홀하고 아름다울 것이라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백야의 신천지를 높이 날아 올라가 크게 한 바퀴 선회하며

이 밤을 다 품어본 후에 조용히 다시 내려왔다.


2018년 7월 21일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가는 해, 오는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