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by 김 경덕

인천공항

아침부터 중부지방에도 올해 첫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3년 동안 해외근무를 끝내고 귀국하는 딸
식구들을 마중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나갔다.
출근 시간 러시아워에 걸릴 것 같아서 조금
일찍 집을 나섰더니 공항으로 향하는 길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예상보다 30분이나 일찍 공항에 도착했다.
몇 번 이용해 봐서 번잡한 이곳 분위기를 익히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오늘 아침 인천공항 제2터미널 내부 모습은 마치 아직도 새벽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졸고 있는 것 같았다
텅 빈 2층 주차장 가장 좋은 자리에 주차를 하고 도착 터미널로 들어서니 여기도 마찬가지다.
보안요원과 흰옷을 입은 방역 요윈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도착 터미널 대합실은 공간을 구분해놓고 도착한 내 외국인을 절차에 따라 개별 귀가를 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입국하는 승객보다는 관리하는 행정
요원이 훨씬 더 많아 보였다.
시간 여유가 있어 3층 출국장으로 올라가
보았다.
여기는 더 한산했다.
마치 폐업한 회사의 텅 빈 물류 창고 같았다.

80년대 초반 이 시각의 김포공항의 출국장
모습이 갑자기 머릿속에 떠 올랐다.
그 당시는 종동의 건설붐이 한창이던 때이다.
출국을 하기 위해 새벽부터 전국 각지에서 올라와 수속 절차를 기다리고 있던 건설역군들, 소속 회사별로 여기저기에 몇십 명씩 모여 앉아 출국 수속을 기다리고 있었다.
건설회사의 담당 직원들이 적당한 곳에 자리를 치지 하고서는 여권과 개인용 서류를 나누어 주면서 출국 수속 절차와 들어갈 나라의 입국 수속 절차를 현장에서 직접 교육을 시키기도 하였다.
한편 이곳저곳에서는 배웅 나온 가족들이, 보통 한 가족당 평균 3,4명, 마치 전장에 참전하러 가는 병사를 배웅하듯 이별을 아쉬워하고 있었다.
더 가관인 것은 단체로 배웅 나온 개신교 신자들의 전송 모습이다. 이마 가족과 다니는 교회의 교우들과 때론 목사님과 같은 분들의 모습이 함께 보이기도 하였다.
여러 명이 함께 둘러서서 기도하는 장면까지는 그래도 이해를 할 수가 있다.
여러 명이 함께 큰 소리로 찬송가 까지 불러댈 때는 공항 출국장이 금방 돗때기 시장으로 변해버린다.
촐국장 대합실이 지금처럼 넓고 크기나 했어야지........

그렇게 소란스러웠던 당시의 김포공항 출국장 대합실 전경이 새삼스럽게 그립고 정겨운 모습으로 되살아 났다.
맞아!
바로 그때 그곳에서 소란을 피웠던 그 사람들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이렇게 선진국으로 만든 산업 현장의 역군들이다.

쥐 죽은 듯 고요한 오늘 아침 인천공항
출국장 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면서
코로나 19의 위력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사실을 오늘 아침 새삼스럽게 다시 느꼈다.

2020,6,24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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