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by 김 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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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


가을을 만나 보려고 남이섬에 들어왔다.
시절이 하도 어수선한 때인지라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큰 비 큰 바람 뒤 끝이라 부러진 나뭇가지에다 정리하지 못한 잡초들까지 섬 전체가 상당히 어수선하였다.
혼자서 섬 둘레길로 새벽 산책을 나갔다.
섬 남단 끝자락 나지막한 언덕 위에 작은 벤치가 하나 놓여있었다. 새벽 물안개를 속에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외로워 보여 가만히 다가가 앉으려고 하였더니 물을 품고서는 혼자 앉기를 완강히 거부한다.
여기는 필히 누구랑 같이 앉아야만 하는 자리란다


저를 아는 여러분
아니 모르는 분들도
이 자리에

모두 초대합니다.



가을편지

-고은-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지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P.S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쓴 사람이 추한 짓을 안타깝다

2020, 가을 어느 날
남이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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