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음

by 김 경덕

"마음이 어린 후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만중운산에 어느 님 오리요 만은,,,,"
동명인 조선조 화담 서경덕 어른의 노래이지만
요즘 내가 하는 짓이 이 시와 비슷하게 닮아 간다.

어제 모새골 목공실에서 탈북 청소년들과 함께
한 나절을 보냈더니 반 녹초가 되어버렸다.
서둘러 공방을 정리하다 그만 날카로운
톱날 끝에 손가락이 상처를 입고 말았다.
대충 지혈을 하고 서둘러 집에 돌아와 상처
부위에 다시 소독을 하고 밴드를 감았다.
잠결에 몸을 뒤척일 때마다 상처 부위에서 자꾸만
따가운 통증이 느껴졌다.
아침에 일어나 상처 난 손가락을 다시 살펴보니

상처 난 곳은 중지인데 밴드는 검지에 감아놓고 미련하게 하룻밤을 보낸 것이었다.
상처 난 곳은 고이 모셔놓고 멀쩡한 손가락에
밴드로 목을 감아 밤새 고생을 시킨 꼴이 되어버렸다.

"나이가 깊어가니 하는 짓이 다 어리석다"

화담 선생은 가인 황진이를 두고 이런 기품 있는 가을
노래를 불렀지만 보통 사람 경덕이는 상처 난 손가락은

그냥 두고 엉뚱한 손가락에 밴드를 감아놓고 이런 부끄러운 노래를 부르고 있다.
2017,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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