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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경덕 Dec 12. 2020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사망의 골짜기

새벽 4시 반 이상한 악몽을 꾸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잠시 후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집 전화벨 소리가 거실에서 요란하게 울렸다.
집 전화는 벨 소리만 울렸지 정상 통화가 불가능한  상태다.
집 전화벨 소리를 차단한 후 안방으로 들어가니
이번에는 아내의 스마트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아내가 전화를 받는 순간 불길한 예감이 스쳐 지나갔다.
언제?  
응, 응, 응,
알겠어.
지병으로 요양 중이던 손위 동서의 부음이었다.

손위 동서 부부와 우리 부부 모두 다 같은 대학 동문에다 학교로는 선배요 가정적으로는 형님이요 사회적으로는 상사이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로 왕래를 하면서 정을 나누어 왔던 사이이다.
걷기가 불편하여 나들이할 때 부축하여 주면
오른팔을 꽉 잡고 매달리듯 따라오시던 기억이
눈에 아직도 선하게 남아있다.
진 새벽에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건너가기 위해 혼자서 먼 길을 떠났다.
이제는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형님을 위해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를 올려 드립니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 새벽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이 당신 곁으로
떠나갔습니다. 이생에서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나누어 보지 못했는데 갑자기 떠나버렸네요

사랑했던 한 사랑의 남편이요,
두 남매의 아버지요,  
다섯 손주들의 할아버지였습니다.
또한 우리의 형님이요 형부요 때때로
희로애락을 함께한 친구이기도 하였습니다.
먼저 떠나보내고 남아있는 우리들의 아쉬움과
슬픔은 말로다 표현한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
형님의 가는 길이 외롭지 않게 당신이 동행해 주시고 친구가 되어 주옵소서.  
이 세상에서의 모든 염려와 걱정들은 모두 다 내려놓고 떠났사오니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건너갈 때 두려움 없이 편안하게 건너갈 수 있게 도와주시옵소서.
당신과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디가 부활의 그날에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여기  남아있는 우리들도 떠나보낸 슬픔보다는 다시 만난다는 희망을 가지고 남은 여생을 믿음 가운데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20,12,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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