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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경덕 Feb 19. 2021

춘설

춘설

마지막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어제저녁은 눈발마저 휘날리며 사람의
기분을 더 움츠리게 하네요.

매화 옛 등걸에 봄철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직도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동 말동 하여라
                 - 평양 기녀 매화 지음-

승주 선암사의 노매(늙은 매화)가 김해농고의 와룡매(누은 매화)가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이미 먼 나라로 가버린 사랑했던 애마를 타고 이 철만 돌아오면 부지런히 찾아갔던 곳들입니다.
이제는 애마도 곁에 없고 이놈의 코로나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직접 찾아 나서지도 못하고 머릿속에만 상상하며 그려 볼 뿐입니다.
입춘도 지나고 우수도 지났으니 광양 다암리의 청매도 필 날이 머지않았네요.
흐르는 세월 따라 몸을 맡기지 못하고 뒤로 밀려나는 요즈음 세상이 자꾸만 원망스러워집니다.

매화는 다른 꽃과는 달리 반대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묘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꽃나무입니다.
이름 하여 매화 4 귀라고 하는데  여기 한번 옮겨 볼까요.

        매화 4 귀
첫째는, 드문 것이 귀하고 무성한 것은 천하다.
둘째, 해 묵은 것이 귀하고 어린것은 천하다.
셋째, 여윈 것이 귀하고 살찐 것은 천하다.
넷째, 꽃 봉오리는 귀하고 꽃은 천하다.

매화꽃길 따라
걸어가고 싶은 길
꽃 향기가
코 끝에 닿기도 전에
어깨너머로 사리지는
그런 봄 나들이
우리 다 함께
오늘 한번 떠나 볼까요?

     2021,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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