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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경덕 Apr 16. 2021

나눔의 집

나눔의 집

새우젓의 고장 광천은 아내의 본적지요 고향이다.

아내의 여섯 자매들은 60대 중반부터 80대를 바라보는 나이들이다. 광천 이 씨, 사실은 성주 이 씨, 자매들의 나눔의 집 개설을 위한 예비 모임에 옵서버(Observer)로 참석을 했다. 장소는 바다 건너  제주도 한림에 있는  자그마한 신축 아파트다.
3박 4일 동안 이 빠진 호랑이, 늙은 구미호, 맹한 까마귀, 부리가 싱싱한 종달새란 별칭을 가진 네 자매들 뜸 사이에 끼어 맘고생을 엄청하였는데 오늘이 끝날이다.
손 아래 목사 동서가 있지만 내 편도 아니고 심지어 낭자 편도 아니다.
오늘부로 해방된다는 안도감에서인지  새벽잠 마저 설쳤다.
문간 마당쇠 방에 진을 치고 가이드 겸 기사 노릇을 4일 동안 꼬박하였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팁을 후하게 달리고 간접으로 수 차례 압박을 넣었는데 아직까지 깜깜 무 소식이다.
어제저녁은 주님 회가 그리워 억지를 부려보았건만 엎드려 절 받듯 겨우 자리돔 물회 한 그릇에 만족을 해야만 했다.
분위기 띄워 주느라고 달리는 차 속에서 노래도 수차례나 열심히 불렸건만 앙코르는커녕 손뼉 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저 가사에 은혜받는다나 뭐라나?

이제부터 광천 이 씨들을 위한 가이드 행세나 운전기사  행세 내려놓아야겠다. 더 더군다나 솔로 무대 출연의

꿈도 모두 접어야 될 것 같다.

꿈도 내려놓고 희망도 포기하고 순수한 백수의 길만

걸어가야 될 것 같다.
오라는 곳도 없고 갈 곳도 없지만 어딘지 모르는 내 길

분명히 있을 것이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찾아오겠지만

스스로 찾아서 그곳으로 혼자서  만이라도 묵묵히 가 보아야겠다.
   2021,4, 16
   협재 해수욕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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