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 경덕 May 11. 2021

화성

그림 그리기

초등학생 시절에 4학년부터 특별 활동 시간이 있었다. 친구 따라 생각 없이 들어갔던 반이 바로 미술반이다. 한 주에 한 번 방과 후 두 시간 정도 5.6학년 형, 누나들과 함께 미술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특별 지도를 받았다.

교탁 위에 화분을 올려놓고 스케치를 하는 시간이었다. 화분과 꽃나무를 적당히 그려놓고 심심해서 화분 속에 있는 조그마한 돌과 모래 모양도 그려 넣었다.
지나가시던 선생님이 이것을 보시고 너는 밑에 앉아서 화분 속이 보이지도 않는데 이것을 어떻게 그릴 생각을 하였냐고 물어보셨다. 화분 속이 궁금해서 앞으로 나가 화분을 가까이서 직접 본 후에 그렸다고 대답을 하였다.  선생님께서는 본인이 그린 그림을 들고 교단에 올라가서 그림을 그릴 때 관찰과 표현에 대해서 한 참을 설명하시면서 나를 연달아 칭찬해 주셨다.
별 것도 아닌 그저 심심해서 장난치듯 그려 넣어 본 것뿐인데...
그 후 그림은 잊고 살아왔었다.

아내와 함께 집 근처 수채화 취미 교실에 딸이 강제로 등록을 시켜 주었다.
두 달 남짓 지도를 받으면서 그렸는데 작년 코로나 19  때문에 중단이 되어 버렸다.

그만 두기 전 마지막으로 그린 수원 화성의 성벽이다.
그 속에 숨겨져 있을 불쌍한 그 옛날 민초 석공들의 애환과 흘린 땀방울을 생각하며 돌 하나하나에 정성을 많이 솓아 부었다.


   2021, 4,11

작가의 이전글 팔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