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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경덕 Jun 03. 2021

선거

 선거

50년대 말 여당인 자유당과 야당인 민주당 시절이다. "못살겠다, 갈아보자!"라는 야당의 직설적인 선거구호가 있었다. 그 옆에 자못 인자한 표정을 짓고 있던 이 승만 대통령 후보와 이기붕 부통령 후보의 벽보 사진이 지금도 눈에 선하게 떠 오른다.

결국 3.15  부정 선거는 4.19로 이어지고 다시 5.16으로 아어져 양 진영 모두 권력의 중심에서 팽을 당했다.

선거 결과는 떨어져도 팽이고 이겨도 종착역은 팽인가 보다.

과거에도 그러하였지만 지금도 두 전직 대통령이 을 당하여 구속되어 있다.

뻔한 그 길을 두고 오늘도 여야의 대권 후보자들이 과속 질주를 하고 있다.


오는 아침 7년 전 블로그에 올린 글이 다시 올라왔다. 우리 같은 늙은이는 지난 일들은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린다.

이렇게 추억을 회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방식이 참으로 유용할 뿐만아니라  고맙기도

다.


-7년 전-


 선거 제도가 많이 바뀌었다.

사전 투표 제도를  활용하여 지난 주말 투표소에 다녀왔다.

기표 용지를 받고 보니 뭐가 뭔지 어떻게 어디를 찍고 어느 투표함에 넣어야 할지 도저히 분간을 할 수가 없었다.

여러 번 기표를 해야 하고 또  기표를 할 때마다 누구를 찍을지 판단이 제대로 서지 않았다.

지역 국회의원과 도지사 외에는 아는 이름이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살고 있는 지역의 시장 후보마저도 생소한데 시 의원, 도 의원 후보는 평생 들어보지도 못한 이름들 뿐이다.


어릴 적 면 소재지에 투표를 하려 가시는 아버지를 따라나선 적이 있다.  6.25 직후 부정 선거가 난무하던 자유당 시절이었다.

아버지께서 누구를 찍을지 몹시 궁금하였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시는 아버지에게  

바로 물어보았다.

 

'아버지, 누구 찍었는기요?'

'나는 예수 믿는 사람 찍는다.'

'예수 믿는 사람이 없으면요?'

'그러면 같은 종씨를 찍지.'


지금 와서 생각하니 우리 아버지가 아주 현명한 투표를 하신 것 같다.

관찰사로부터 현감, 이방 후보들까지 모두 다 물고 물리고 짖기만 하며 때로 몰려다니는 강아지들 같다.

투표소에 괜히 다녀온 것 같다.

소싸움에 나갈 황소는 키우지 않고

야바위 투견장에 나갈 강아지들만

키우고 있는 것 같아 몹시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애처롭기까지 하다.


      2014, 6, 2

      2021, 6, 2  몇 줄  첨언하여

                           다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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