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행(9)

by 김 경덕

High Land


"스렌지 바"

정확한 영어 스펠링은 알 수가 없다.

해외 업무 관계로 자주 만났던 Scotland 출신이 자기들 고향의 건배사라고 가르쳐 주었다.

우리는 만날 때마다 논현동 **가든에서 불고기와 상추쌈, 그리고 소주잔을 서로 부딪치며 "스렌지 바"를 복창하곤 했었다.

백작의 아들답게 준수한 외모와 매너를 갖춘 전형적인 영국 신사였다.

자기 고향에 대해 열을 열을 올리며 자랑할 때와 불고기를 상추쌈에 싸서

입에 넣기 전에 멋쩍어하며 히죽거릴 때는 그냥 우리들의 이웃 친구였다.

이 친구는 정식으로 나를 자기의 고향집에 초대했었다.

함께 말을 타고 자신의 고향 마을을 돌아보자며 잔을 부딪칠 때마다 다짐을

하곤 했었다.

아직도 실현되지 못한 꿈이 되어 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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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Scotland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로 내 마음속에 항상

자리 잡고 있었다.

여행 계획을 짤 때 London을 1박으로 짧게 잡고 Edinburgh를 2박으로 조금 넉넉하게 잡아 두었다.

사실 하루는 북해의 Lobster 본 고장인 North Berwick 항까지 한번 가보기로 하고 열차 편까지 사전에 확인해 두었다.

갓 잡은 뽀얀 Lobster 회에 화끈한 스카치 한 잔,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는 그림이 아니었겠는가?

5월 하순임에도 불구하고 Edinburgh의 날씨는 음산하면서도 추었다.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벼운 겨울 파카를 입고 다녔다.

미리 겨울옷을 준비해 가지 않았으면 큰 낭패를 당할뻔했다.

만약 바닷가에 나갔다가 싱싱한 해물이 있으면 직접 요리를 해 먹으려고

아파트형 호텔을 예약했더니 주방 설비가 완벽하게 잘 갖추어져 있었다.

이곳 관광 안내도와 인근 Mart의 위치를 물어보려고 로비에 내려갔었다. 무료하게 앉아 있는 프런트 직원에게 하루용 관광지를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HIGH LAND" 하였다.

Tour 용 안내 지도를 받아서 자세히 살펴보니 리무진을 타고 Scotland 북쪽 끝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500마일 거리의 장거리 여행 코스였다.

장장 13시간이나 걸린다고 하였다.

조금 망설이다 Lobster를 포기하고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가 볼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예약을 해 버렸다.

다음 날 아침 7시 반 으스스 한 추위 속에서 기다린 끝에 우리는 대형 리무진을 타고 북으로 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글라스고우를 스쳐 지난 후에는 버스가 점차 고도를 높여 나가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호수와 초원이 점점 사라지더니 눈앞에는 벌거벗은 민둥산들만

물끄러미 지나가는 우리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고개를 몇 개 넘어서자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산봉우리에 남아있는 흰 눈을 제외하고는 나무 한 그루 없이 그대로 텅 비어 있었다.

"텅 빈 공간에 가득 찬 충만"

문득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이곳 High Land의 솔직한 느낌이다.

지독한 겨울 추위와 바람 그래서 나무 한 그루도 자라지 못하는 땅,

북으로는 바이킹 해적들의 노략질,

남으로는 잉글랜드인들의 멸시와 침략,

Scotland 메리 1세 여왕은 England 엘리자베스 1세 여왕에게 처형당한 슬픈 역사도 지니고 있었다.

고개는 숙이지만 굴복은 당하지는 않는다는 Scotish 자존감,

잉글랜드 고성의 타워들은 대부분 감옥으로 사용되었다고 하였다.

이 타워에 갇힌 후 일생을 마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Scotland인들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 스카치위스키가 이 지방에서 탄생했고

지금도 분리 독립의 의지를 강하게 불태우고 있었다.

관공서 어느 곳에도 유니언 잭 영국기는 볼 수 없었다.

대신 Scotland를 상징하는 국기만 걸려 있었다.

참 대단한 끈기와 인내로 자기 땅을 수호하고 있구나 그리고 자존의

불꽃을 계속 지피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피부에 와 닿았다.

High Land의 끝자락 Ness 호까지 올라갔다 한 시간 코스의 유람선을

탔다. 괴물에 대한 궁금증도 있고 해서,,,,,,,

유람선에 장치된 소나 시스템과 수중 카메라로 지나가는 호수 바닥을 영상으로 자세히 보여 주었다.

호수임에도 불구하고 물 색깔이 맑지 않고 탁하고 거무스레했다.

이것 외에는 호수 면을 타고 불어오는 찬 바람이 더 무서웠다.

선실로 들어가니 미니바에서 스카치를 팔고 있었다.

One Shut! 그리고 치즈 한 조각으로 입가심을 했다.

Lobster를 대신하기에는 조금 아쉬웠지만,,,,,,,,,,

계획에 없었던 일정으로 High land를 다녀왔지만

거친 자연환경과 이를 극복하고 살아가는 Scotland인들의

인내와 용기가 나의 텅 빈 머릿속을 가득 채워 주고 있었다.

나만이 가져가는 여행의 충만이다.

scotland여 영원하라!


그리고 독립하라! "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니 BRIXIT를 결정한 국민 투표 결과로

Scotland인들의 독립의지가 더 높아가고 있다.


2016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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