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ang in M'sia

by 김 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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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go" 레스토랑에서

피낭(Pinang)으로 한파를 피해 피난을 왔다.

오늘 아침 서울의 최저 기온이 -14c, 체감 온도는 무려 -20c 란다.

24일 오후 서울을 출발하여 싱가포르를 거쳐 다음날 즉 크리스마스 날

이곳으로 내려왔다.

오늘 이곳 기온이 섭씨 30c를 넘어가니까 이틀간 마치 요지경 세상 속을

날아다닌 기분이다.

새로운 지역을 여행할 때는 그 지역의 역사나 문화 특히 맛있는 음식에

대해서 어느 정도 사전에 지식을 숙지하고 떠난다.

그렇지만 이번에 방문한 Penang(현지어는 Pinang)에는 전혀 사전

준비 없이 들어왔다.

싱가포르에 사는 딸 가족의 연말 휴가에 우리 부부가 합류했기 때문이다.

Penang은 말레이반도, 믈라카 해협 북쪽 초입에 위치한 제주도 크기의

1/4 정도 되는 작은 섬이다.

17세기 동인도 회사가 전략적으로 이 섬을 매입한 후 동남아 특히 중국

진출을 위해 교두보로 삼은 섬이다.

일찍부터 서구 형식으로 계획한 도시일 뿐 아니라 이름마저도

George Town으로 붙어져 있다.

그동안 전쟁의 화를 적게 입어서 대부분의 건물들이 고풍스러운 옛 모습을

그대로 잘 유지하고 있다.

이 덕분에 이 도시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틀간 이곳저곳을 열심히 돌아다녀 보았지만 특이한 유적이나 건물은

제대로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마치 서양 사람들이 자기들의 과거 침략 역사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면피용으로 지정해 주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문화유산으로 가장 눈에 들어온 건물은 중국 거상 'Cheong Fatt Tze(1840-1916)

장 필사'의 저택인 'The Blue Mansion'이다.

세계 10대 Mansion에 들어가는 저택이다.

지금은 완벽하게 옛 모습을 그대로 복원시켜 'The World's 100 Greatest Hotels'에

들어간 작은 호텔과 "Indigo"라는 이름으로 이곳에서 최고의 맛과 서비스를 자랑하는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딸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서 만찬을 풀코스로 즐기고 나니 우리 부부도 이 집의 옛 주인이

된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았다.

이 집의 거실에 "낙선 호시"란 아주 힘 있는 명필로 쓰인 나무로 만든 커다란 현판이 걸려있다.

그는 16살 어린 나이에 중국 광둥 성에서 무일푼으로 이곳에 흘러 들어와 입지적으로

부를 축척한 중국 최초의 Capitalist이다.

풀어보니 "기쁜 마음으로 선한 일을 행하고 남에게 베풀기를 즐거워하라"라는

뜻인 것 같다.

부자들에게는 적절한 가훈인 것 같기도 한데....

그런데 기념 유물들이 전시된 여러 방을 돌아보다가 한 무리의 여인들 사진이 전시된

방을 발견했다. 모두 부인들이었다.

부인들 중에서 일곱 번째 부인을 가장 사랑했다는 설명이 자상하게 옆에 붙어있었다.

일곱 번째 부인은 아니나 다를까

지성미가 풍기는 굉장한 미인이었다.

베푼다는 가훈과 수많은 여자를 거닐고 살았다는

사실을 연결하고 보니 갑자기 이 사실이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왠지 씁쓸한 기분이

나를 피곤하게 만들어 버렸다.

쓸데없이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생각들은 모두 털어버리자.

그리고 오늘 저녁에는 해발 630m, 이곳 Penang Hill에 올라가서 뜨거워진 머리나

식히면서 내일을 위한 재 충전이나 하고 내려오자.


2018년 12월 28일


Penang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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