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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경덕 Aug 04. 2021

덕풍계곡

덕풍계곡


'솔바람이 잠자는 곳 산골짜기

 예부터 돌돌 흘러온 흰 물줄기'

어느 가곡에 나오는 가사 중 한 대목인데

바로 여기가 거기다.

여기는 삼척군 응봉산 자락에 자리 잡은 덕풍계곡이다.

이 계곡이 늦게 일반인들에게 알려졌는지 궁금하였는데 올라오면서 계곡의 산세를 살펴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올라오는 계곡 중간중간에 인공으로 설치해 놓은 다리나 철 계단이 없면 도저히 근접이 불가능

한 곳이다.

지난밤에는 계곡 입구 야영장에서 텐트를 치고 오랜만에 야영을 하였다.

질 좋은 태백 한우를 숯불 위에 모셔놓고 밤늦게 까지 별밤 놀이를  후에 들어간 잠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피로감을 느끼지 못하겠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한 시간 넘게 그것도  반 아쿠아 트레킹으로 여기까지 올라왔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몸은 날아갈 것처럼 가볍다.

오늘 같은 무더위에 여기까지 힘들게 올라왔으니

린 땀만 씻고 내려갈 것이 아니라 속세에 찌던 욕심 많은 내심도 함께 씻고 내려가싶어 진다.


올라오면서 보니 물가에 한  선녀가 몸통을 완전히 드러 고  선텐을 즐기고 있었다. 사랑했던 나무꾼을 물가에서 기다리다 그만 폭우에 휩쓸려

여기까지 내러 온 아름드리 소나무다.

계곡물에 씻고 씻기다 보니 속살이 너무나 곱게 드러 나무인데도 불구하고 쳐다보기가 민망스럽다.

나도 이 계곡 물속에 들어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저렇게 깨끗해 질까? 저 무처럼  쌓여있는 가식의 껍질완전히 벗어버리고 해탈을 할 수 있을까?

바람과 물, 맑은 공기 그리고 저 하늘의 흰구름까지 도와주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땀 냄새나는 바지를 가만히 바위 위에 어 놓고 용소로 들어가 잠깐만이라도 탈하는 시늉을 한번 해 본다.

 서툰 흉내 내지 말고 어서 내려가라고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큰소리로 야단을 친다.


 2021,  8,  4.

       삼척 덕풍계곡

      제2용소폭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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