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풍계곡

by 김 경덕

덕풍계곡


'솔바람이 잠자는 곳 산골짜기

예부터 돌돌 흘러온 흰 물줄기'

어느 가곡에 나오는 가사 중 한 대목인데

바로 여기가 거기다.

여기는 삼척군 응봉산 자락에 자리 잡은 덕풍계곡이다.

왜 이 계곡이 늦게 일반인들에게 알려졌는지 궁금하였는데 올라오면서 계곡의 산세를 살펴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올라오는 계곡 중간중간에 인공으로 설치해 놓은 다리나 철 계단이 없으면 도저히 근접이 불가능

한 곳이다.

지난밤에는 계곡 입구 야영장에서 텐트를 치고 오랜만에 야영을 하였다.

질 좋은 태백 한우를 숯불 위에 모셔놓고 밤늦게 까지 별밤 놀이를 후에 들어간 잠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피로감을 느끼지 못하겠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한 시간 넘게 그것도 반 아쿠아 트레킹으로 여기까지 올라왔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몸은 날아갈 것처럼 가볍다.

오늘 같은 무더위에 여기까지 힘들게 올라왔으니

흘린 땀만 씻고 내려갈 것이 아니라 속세에 찌던 욕심 많은 내심도 함께 씻고 내려가고 싶어 진다.


올라오면서 보니 물가에 한 선녀가 몸통을 완전히 드러 고 선텐을 즐기고 있었다. 사랑했던 나무꾼을 물가에서 기다리다 그만 폭우에 휩쓸려

여기까지 내러 온 아름드리 소나무다.

계곡물에 씻고 씻기다 보니 속살이 너무나 곱게 드러나 나무인데도 불구하고 쳐다보기가 민망스럽다.

나도 이 계곡 물속에 들어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저렇게 깨끗해 질까? 저 나무처럼 쌓여있는 가식의 껍질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해탈을 할 수가 있을까?

바람과 물, 맑은 공기 그리고 저 하늘의 흰구름까지 도와주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땀 냄새나는 바지를 가만히 바위 위에 어 놓고 용소로 들어가 잠깐만이라도 탈하는 시늉을 한번 해 본다.

서툰 흉내 내지 말고 어서 내려가라고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큰소리로 야단을 친다.


2021, 8, 4.

삼척 덕풍계곡

제2용소폭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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