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 경덕 Aug 25. 2021

울릉도 1

울릉도 1

울릉도 북면 죽암 마을  앞에 있는 대섬이 있다.

66년 여름 20살 나이의 한 젊은 청년이 이곳에 왔다.

객기를 피운다고 물질하러 들어가는 해녀들을 따라 아무 장비도 없이 이 섬에 들어갔다.

해녀가 잡아준 작은 문어 한 마리를 한 손에  받아 들고 한 손으로 헤엄을 쳐서 돌아 나오다 그만 지쳐 버리고 말았다.

급한 마음에 살아있는 문어를 수영복 속에 집어넣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앞으로 나가지 않아서 흐르는 조류를 따라 죽을힘을 다해 수영을 한 덕분에 겨우 살아 나왔다. 섬에 들어갈 때와는 반대로 조류의 방향이 바뀌어서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50년 세월이 지난  오늘 어느 초노의 영감이 다시 이곳을 지나가고 있다.

그때 일을 달리는 차속에서 회상하며 감회에 젔어 있다.

그 당시에는 없었던 새로  생긴 해안가 신작로 외에는 산수는 예전과 변함이 없다.

변한 건  추하게 늙은  내 몰골뿐이다.

다만 내 사타구니 속에서 살아 꿈틀거리는 문어의 촉감만은 아직도 변하지 않고 뇌리 속에 선명하게 그대로 남아있다.


            2016년 8월 24일

작가의 이전글 울릉도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