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윈 그리고 첫 수술

by 김 경덕

입원 그리고 첫 수술


종합 검진을 할 때마다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적은 여러 번 있다.

그러나 병원에서 정식으로 입원 수속 절차를 마치고 환자복을 갈아입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당일 내원하여 국소 마취를 하고 레이저나 감마 나이프로 시술을 받은 적은 두 번 있다.

이번에는 차원이 조금 다르다. 2박 3일 예정으로 입원을 하여 전신마취를 한 후에 수술을 해야 하는 일정이다.


그동안 왼쪽 새끼손가락을 너무 혹사시켰나 보다. 2년 전부터 결절이 시작되더니 이제은 완전히 90°로 꺾어져 버려서 이 손가락만 펴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세수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양 손바닥을 모으고 받은 물이 얼굴에 닿기도 전에 반이나 밑으로 흘러버린다. 겨우 세수를 하고 나면

상의 앞부분이 흘러내린 물 때문에 항상 젖게 된다. 아내는 남의 속도 모르고 "세수를 뭘 그렇게 요란하게 하느냐?"라고 핀잔을 준다.


다음으로 불편한 점은 어디 앉았다가 일어설 때다. 보통 왼 손바닥을 짚고 일어서야 하는데 왼 손바닥을 펴고 바닥을 짚을 수가 없다. 주먹을 쥔 후 짚고 일어서야만 한다. 불편하기도 하지만 잘못짚으면 손가락에 엄청난 통증이 뒤 따른다.

또 호주머니에 손을 제대로 넣을 수가 없다.

특히 요즈음 같이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는 바지 주머니에 자주 손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때마다

주먹을 쥐고 집어넣어야 한다.

아예 주먹이 들어가지 않는 바지도 있다.


은퇴 후에 취미로 목공예를 배워 지금도 조그만 공방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모든 연장이나 기구나 기계를 다루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다.

단 대패, 사실 대패는 결절의 원인 제공자 중 하나다, 만은 예외다. 원인 제공자라 미안해서인지 오히려 힘을 적게 주어도 마음먹은 대로 대패질을 할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불편한 점은 운동을 할 때다.

주로 상체 즉 팔과 손으로 하는 Golf를 할 때 가장 불편하다. 나이 들어서도 그나마 할 수 있는 운동은 골프라는데 Drive shot을 제외하고는 마음먹은 대로 공을 칠 수가 없다.

Iron shot의 방향이 제대로 Control 되지 않는다. 특히 Putting은 완전 엉망이다.

Putter의 방향과 힘을 도저히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끼손가락 하나 불편한 것을 가지고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핀잔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철들고부터 병원 신세를 진 적이 한 번도 없다. 생생하게 앞만 보고 달리며 살아오다 보니 신체적인 불편에 대해서는 감각이 완전히 무디어져 버렸다.

한마디로 무지했다.

방심하다가 스스로 오늘 이 지경까지 만들고 말았다.


손가락 부분은 신경이 상당히 예민한

부분이란다. 그래서 수술 시간도 많이 걸리고 새끼손가락 세 마디인데도 불구하고 전신마취를 해야 한단다. 발병 초기에 진작했어야 하는데

겁 많은 늙은 곰이 차일피일 수술을 미루다가 그만 일을 키우고 말았다.

막상 수술을 하기로 결심하고 나니 마음이 이전보다 훨씬 편했다.

그런데 입원하기 며칠 전부터 아내가 나보다 더 안절부절못하는 것 같았다.

무려 7번이나 전신마취를 하고 몸을 한 바퀴 돌면서 까지 수술을 받았는데 왜 저렇게 걱정을 할까?

남편을 걱정하는 마음씨는 고맙지만 때론 환자를 더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코로나 19를 구실로 삼아 병원 방침이라는 핑계를 대고 보호자 없이 혼자 수속도 하고 보호자 출입이 금지된 간호병동에 입원을 해 버렸다.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담당 주치의 솜씨를 절대 신뢰하기로 하고, 왜냐하면 이 수술은 재발이 빈번한 분야다, 좋은 수술 결과가 있기를 고대하며 병원에서의 생애 첫 밤을 맞이한다.


2022,1, 25

분당 차병원 705호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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