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泊

by 김 경덕

외박

집 아닌 밖에서 자는 것을 외박이라 한다.

외박도 여러 종류가 있다.

호텔이나 전문 숙박 업소에서 자게 되면 숙박,

산이나 들 즉 노천에서 자게 되면 비박,

요즈음 유행하는 차 속에서 자게 되면 차박,

어디에 머문 것과 상관없이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새우면 무박이다.

부정한 짓을 하기 위해 밖에서 잠을 잔 것은 외박이라고 한다.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표현이다.

외도를 하기 위해서 집 밖에서 잣으니까

이것은 '外道泊'이라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아들이나 딸 집에서 하룻밤을

잔 것은 뭐라고 해야 할까?

어젯밤 이곳 아들 집에서 하룻밤 묶었다.

사대문 안의 사직단 바로 뒤편에 있는 서촌이다.

의외로 공기가 좋아 숙면을 취했다.

이런 경우엔 무슨 泊을 했다고. 해야 하나?

친 자식 친 비속이니까,

"친박"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이 친박 카테고리에 친구 집에서 하룻밤을 지낸 것을

넣어도 무방하겠다.

다행히 이곳은 상시 거주하는 아들 집이 아니라

주말 용도다.

자식 눈치를 보지 않고 우리 부부만 하룻밤

쉬었으니까 더 마음이 가벼운 것 같다.


아들 집 이층 창에서 바라본 이웃집 전경이다.

한옥의 기와지붕들이 정겹다.


2022,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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