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탄 오늘

by 김 경덕

불에 탄 오늘


오늘 아침은 눈을 뜨기도 싫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조차도 싫다.

어제가 그냥 이 아침까지 머물러 있으면 좋겠다.


희비극의 역사가 교차하는 아침이다

무대 위에 올라온 희극 배우가 웃고 있다

관객 중 절반은 이빨을 드러내며 따라 웃는다.

신명이 들린 듯 칼춤을 추고 있다.

다른 절반은 망연자실하여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예수쟁이가 더 시끄럽다.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아 자신만

방어하다 예수를 헐값에 넘겨줘 버렸다.

대신 이세벨의 백성을 자처하고 있다.

이제 무당이 춤추는 극장을 떠나고 싶다

장막이 찢어지기 前에 殿도 떠나야 겠다.


자! 떠나자... 어디로?

동해 바다로... 뭘 타고?

3등 3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오! 오!


지금까지 살아온 삶 가운데

가장 슬프고 우울한 날에 오늘이 들어갔다.

그것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갔다.

2022년 3월 10일 오늘을

어젯밤에 불에 타서 사라진 울진의 금강송처럼

먼 회한의 연기 속으로 날려 버리고 싶다


22, 3, 10

총선 결과를 듣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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