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年構想

by 김 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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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산행


새해 첫날 이른 아침 첫 산행에 나셨다.

년 전까지는 뒷 문만 나서면 형제봉 올라가는 등산로에 바로 들어설 수가 있었다.

그대로 한 시간 남짓 이면 형제봉에 오를 수 있고 시루봉을 걸쳐 광교산 정상까지도

갈 수가 있다.

그러나 얼마 전 용서 고속도로 공사로 그 날씬하던 광교산 허리 자락 하나가 잘려나가

는 바람에 지금은 한참 돌고 돌아야만 형제봉에 오를 수가 있다.

97년 1월 달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으니까 벌써 17년이란 세월이 흘렸다.

형제봉은 틈만 나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자주 올라갔었다.

직장 시절부터 동료들과 함께한 오대산 야간 신년 산행도 이제는 여건이 여의치 않아

재 작년부터 중단해 버렸다.

대신 새해 첫날 아침이면 이곳에 혼자 올라와 신년 구상을 한곤 했다.

매년 한적한 성불사 길목에 차를 세워두고 인적이 드문 길을 택해 오르기 시작한다.

잔설이 남아있는 오솔길엔 영하 10도의 칼바람이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거의 발길이 닿지 않은 낙엽을 조심스레 밟고 오를려니 갑자기 죽음과 還生의 의미가

觀照되기 시작했다.

찬바람에 온 몸을 들어내 놓고 추위를 건디는 나뭇가지들, 그러나 그들에게는 새 봄을

기다리는 희망이 있다.

새 해 첫 발길에 밟히는 낙엽들 그들은 또 썩어지고 흙으로 돌아가 새 생명의 밑거름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온다.

내 나이 내년이면 칠순, 다행히 금년까지는 아직 여섯 수다.

還生, 輪廻는 불가의 가르침 일뿐 내 머릿속에는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숨 가쁘게 달려오다 보니 이제는 生의 힘들고 고단했던 봄, 여름, 가을은 다 지나가고

마지막 겨울이 저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서 있다.

내리막 길이 더 危險하다는 인생 旅程중 이제부터는 내려갈 준비를 해야 할 시기이다.

금년에는 어떤 바람 또는 기대가 나에게 가장 큰 所望이 될까? 아니면 짐이 될까?

원만한 능선길에 올라선 후 완보로 나아가며 남은 餘生을 어떻게 내려가야 할지를

가만히 생각하다 보니 일전 읽은 시 구절이 머릿속에 떠 올랐다.


" 바다 그리워

깊은 바다 그리워

남한강은 남에서 흐르고

북한강은 북에서 흐른다

흐르다가 두물머리 넓은 들에서

남한강은 남을 버리고 북한강은 북을 버리고

아! 두물머리 너른 들에서 한강 되어 흐르네

아름다운 사람아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이 현주


나는 평생 所望을 하늘에 두고 살아온 크리스천이다.

크리스천으로 사는 척하다가 실수도 때론 헛 발질도 많이 하였다.

이 시인의 노래처럼 금년부터는 만날 일, 만날 사람이 많지 않더라도

어떤 경우던 하나씩 버리면서 살아가는 것을 금년 소망으로 삼아보자.

말이 아닌, 생각이 아닌, 실천한 흔적을 필히 남기면서 하나씩 실행해 나가 보자.

버리고 비운 후의 "餘裕" 그 여유의 地境을 한번 넓혀보자.

당신 앞에 부끄럼 없이 서는 그날

미련 없이 "自由롭게" 살다가 왔습니다 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그날을 되기를 고대하며 금년에도 열심히 살아가리라.

-첫 산행에서 얻은 나의 新年 構想-


20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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