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세평 하늘길

by 김 경덕


세평 하늘길


계곡 사이 하늘도 세평

벼랑 끝 땅도 세평이다

하늘길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니 세평이지만

눈을 들고 보니 삼천 평이다
고개를 들어보니 삼만 평이다


내 눈에 들어온
하늘의 흰구름도
암벽의 금강송도
강가의 물소리도
모두 내 것이다
인적이 없다
우리뿐이다
누구랑 나눌 필요도 없다

하늘길에
보이고 들리는
모든 것이 아까워서
혼자보기 너무 미안해서
머릿속에 담기는 너무 커서
여기에 올려놓고
함께 나누고 싶네요

2023, 6, 13
봉화 양원역에서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만지도(晩地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