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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기행
Annapurna
by
김 경덕
Nov 8. 2019
ANNAPURNA
산 봉우리들이 땅 위에 솟아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하늘 밑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모양새 같다.
올려다 보이는 가운데 있는 날카로운 봉우리는 Machhapuchhre이고
왼쪽에 듬직하게 자리한 녀석은 Annapurna South Range 그리고 오른쪽,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 녀석은 Dhaulagiri이다.
보면 볼수록 봉우리들이 경이롭고 신비스럽게 느껴진다.
이곳까지 올라오느라고 다소 지친 몸도 쉴 겸 이곳 해돋이 전망대 잔디밭
위에 누워서 두 시간이나 히말라야 연봉들을 바라만 보았다.
어제 석양 무릎 포카라 호수 위에서 받은 안나푸르나 그림자 초청장을 쉽게
수락한 결정이 전혀 후회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참을 바라 보고 나니 문득 봉우리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 졌다.
먼저 듬직하게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안나푸르나
에게 시비를 걸어왔다.
"넌 누구냐?"
"나는 나야."
뭐냐? 성철 스님 흉내를 내는 거야?
"?????"
"여기 히말라야 산맥에는 예수와 열두 제자 그리고 마지막 사도라
칭한 바울이 함께 살고 있어"
"이름하여 히말라야 14 사도 봉이라고 하지,
세상 산쟁이들이 이 봉우리들을 모두 다 정복하였다고 자랑들을 하며 뽐내고
다니지만 모두 부질없는 짓이냐!
발자국만 남기고 돌아가면 뭐해!"
"내가 보여주는 자연의 깊고 오묘한 뜻은 전혀 보지도 깨닫지도
못하고 분탕질만 잔뜩 해놓고 돌아가면서"
"예수는 여기 제일 높은 에베레스트봉에 계시고 가까이엔
베드로봉도 있고 요한봉도 있다네. 그리고 먼 곳에는 변심한 유다 봉도 있지"
"그런데 나는 욕심 많은 바울 봉이야, "
"네가 히말라야 한가운데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인지 다른 여느 제자들의
봉우리보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많은가 봐."
"아마 자네도 나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아닌데요"
"구차하게 여기까지 와서 거짓말을 하고 있네...."
"난 다 알고 있어"
"자네는 오늘 여기 올라와서 한 가지라도 깨달은 것이 있어?"
"없는데요."
"그럴 거야, 이번에는 그냥 내려가! "
"그리고 다음에 올 때는 혼자 오지 말고 같이 와!"
"누구랑요?"
"누군 누구야,
"네 마누라지!"
"그땐 내가 소중한 깨달음 한 수를 가르쳐 주지!"
"????"
"괜히 머뭇 거리며 나한테 더 이상 수작 부리지 말고 오늘은 그냥 내려가!"
"가면서 산속에 살고 있는 이곳 민초들의 힘든 삶이나 잘 살펴보고, 조심해서 내려가!"
"아, 네"
먼발치에서 혼자 쉬고
있던 이번 trecking의 개인 가이드 젊은 Jems의 모습이 눈에 크게 들어왔다.
2019년 3월 18일
오스트리안 캠프에서
"이것으로 네팔 기행 시리즈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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