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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by 김 경덕

태극기


세월의 가파른 고개를 넘고 넘어

우리는 힘든 길을 달려왔습니다

그들은 붉은 카펫이 깔린 길만

하얀 구두를 신고 걸어갔습니다


우리는 비록 날개는 없지만 백조처럼

우아하게 나는 흉내도 내어 보았습니다

그들은 흙과 땀의 가치를 무시하고

계절을 넘나들며 화려한 화분 속을

가고 싶은데로 마음껏 옮겨 다녔습니다


비만해진 그들은 잘난 체하는 그들은

끼리만 어울려 춤도 추고 노래하며

연일 마신 독주로 항상 취해 습니다

지독한 냄새와 가스를 곳곳에 풍기며

뒤뚱 거리면서 잘도 걸어갑니다


쏟아낸 독가스에 중독된 또 다른 무리가

부끄러운 줄 모르고 그들을 따라갑니다

태극기를 들고 따라가다 함께 짖습니다

성조기 시온기도 그 속에 보입니다

이제는 일장기조차도 함께 따라갑니다


2023, 8, 15 아침.

태극기를 개앙 하며

태극기를 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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