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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경덕 Oct 10. 2023

발칸기행 2

불가리아 2


언제나 바라볼 수 있는 하늘이지만

높이와 때깔이 다릅니다.

누구나 바라볼 수 있는 벌판이지만

누운 자태가 새롭습니다.

비슷한 나뭇잎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완전히 처음 보는 친구입니다.

낯선 이방인을 수줍어하며 얼굴마저 붉히네요.

여기도 가을이  깊어갑니다.


언제든 꺼내볼 이곳의 푸른 하늘과

언제든 꺼내볼 이곳의 널 더리와

이곳의 바람소리 새소리까지 맘 속에

간직한 후 아쉬운 발길을 돌립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넉넉히 나누어주고

싶지만 아직은 수양이 들 되었나 봅니다. 

여유가 없네요.

갈길만 멀고 아득합니다. 


언젠가는 떠나야 할 먼 길,

그 길목을 지키고 섰던 베드로가

"당신은 무엇을 하다 왔느냐?"라고

만약 내게 묻는다면

"저, 잘 놀다 왔습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당초 계획에는 둘째 날이  루마니아였는데 실행 과정에서 빠져  버렸네요. 괜히 루마니아에게 미안한 감이 듭니다. 다음에 다시 오겠다는 핑곗거리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불가리아 수도 소파아를 차를 타고 깊숙이 들어갔다

주마간산 격으로 한 바퀴 돌아 나왔습니다. 이 도시의 상징인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성당을 참견 후 광장 앞에 있는 이곳의  명소 레스토랑 "La catedrale"에서 봉골레 파스타로 속을 채우고 2시간 거리 Rila na'tl park으로 다시 내려왔습니다.

이곳 국립공원 안에 있는 곤돌라를 타고 산에 올라가 잠시 트레킹을 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Google의 길 정보가 정확하지 않아 가는 길에 그만 날이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니 산으로 향하는 지방도가, 만만치 않아서 도저히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답니다. 가는 길 도중에 있는 Rila 수도원에서 오늘의 여정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산속 깊숙이 자리한 그리스 정교회 수도원인데 시간이 너무 늦어 주요 내부 시설과 유물 전시관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네요.

대신 성당 내부의 벽과 천장에 모셔진 1,200점의

프레스코화 이코인 성인들의 모습을 마음속에

담으며 오늘 일정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둘러 예약된 호텔로 돌아와 뜨거운

온천물에 몸을 푸니 또다시 하루 해가 떨어지네요.


      2023,10,9

         불가리아 Sapareva ban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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