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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경덕 Oct 13. 2023

발칸기행 4

발칸기행 4

O'hrid : 오흐리드


마케도니아 서남부 석회암 산악지대에 카르스트 지형이 빚어낸 두 개의 커다란 호수가 있다. 알바니와와 마케도니아의 국경선이 두 호수를 가로질러서 지나가고 있다. 여기는 또한 로마 전성시대에 콘스탄티노플과 로마를 잇는 Roman Raod의 중간 기착지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한 때 마케도니아의 수도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여기는 중세부터 정치 종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거점 도시였다. 현재는 빼어난 자연 경광 덕분에 이 나라 최고의 휴양도시로 탈바꿈하였다.


B&B에서 직접 준비한 아침을 먹고 오전에 오흐리드 성으로 올라갔다. 사무엘요새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내성에 올라가니 아직 성문이 개방 전이었다. 9시에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가니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오흐리드 호수와 도시의 모습이 화창한 가을 햇살을 받아 더욱  장관이다. 일전에 방문한  이탈리아의 코모 호수보다 더 크고 아름답다.

자체의 축조나 기법은 건축적으로 뛰어나진 않으나 위치와 풍광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요새 아래에 있는 성 클레멘트 교회와 성 판텔레이몬 수도원으로 내려갔다. 해설하시는 할머니가 한분 입구에 계셨다. 이 할머니의 해설로 교회와 주변의 유적에 대해  해설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고대 그리스 신전, 로마 카타콤, 바실리카, 수로시설 등 여러 시대의 역사의 층위가 한 군데 모여 있는 매우 의미 있는 장소이다. 키릴어를 만들고 보급하여 마케도니아 문화의 기초를 쌓은 성 키릴과 그의 제자 성 클레멘트, 그리고 성 판텔레이온으로 이어지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매우 성실하고 종교적인 할머니의  해설로 자세히 들었다. 할머니 해설사의 God bless on you! 작별인사를 뒤로 하고 바로 아래 카페로 들어갔다. 호수 경치를 감상하며 모닝커피를 마시니 호수 전체의 향이 몸속으로 그대로 들어오는  것 다.


해발 700미터 고지대에 떨어지는 밝고 선선한 가을 햇살과 신선한 공기를 한껏 마시며 어제 스코페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단숨에 날려버렸다. 성소피아 교회가 있는 도심으로 내려오는 골목길엔 로마시대 원형극장도 있고, 오스만튀르크 시대의 전통가옥도 남아 있다. 가옥들은 건축적으로  아름답지 않으나 이런 역사적 장소들이 있어 기분 좋은 골목길 산책이다.


호숫가로 내려와 공원을 산책하고 호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유람선을 타볼까 하다가 운항시간이 맞지 않아 우리는 갈리치카 국립공원으로 올라갔다. 해발 1600미터 거의 직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호수 경치는 장관이다. 다음에 이곳에 또 올 기회가 있다면 산속의 캠핑장에서 하룻밤 캠핑도 하고 싶은 그런 산이다.


여행 4일 차인 오늘은 하루 종일 오흐리드성과 구 시가지 그리고 호수 가를 산책하며 오랜만의 여유를

즐겼다.

      2023,10,11

  북 마케도니아  오흐리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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