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 경덕 Oct 15. 2023

발칸기행 6

 발칸기행 6


변경한 여정에 따라 북마케도니아 O'hrid에서 알바니아 국경을 넘어가지 않고 그리스의 데살로니키로 바로 내려왔다.

여기까지 왔으니 아테네를 그냥 건너뛸 수가 없다.  지도를 펼쳐놓고 보니 데살로니키에서 아테네 까지는

자동차로 가기에는 부담스러웠다. 열차 편을 알아보니 달포 전 내린 폭우로 중간에 철도가 유실되어 아직도 복구 중이란다.

바울은  여기서 배를 타고(행 17:14,15) 아테네로 갔다.

아테네행 선박 편을 알아보니  섬들을 돌고 돌아가기 때문에 26시간 걸린단다. 남은 건 하늘뿐이다. 마음 내친김에 금, 토, 일 2박 3일을 아테네에 할애하기로 하고 서둘러 예약을 부탁하였다.  마침 아테네에  살고 있는 처조카의 도움으로 아테네 3일 중 하루를 코린도까지 단독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찾아가는 일정도 추가시켰다.  

아테네는 세계적인 유명 관광도시라 물가가 높아 경비 지출이 솔 찮다.

변경된 일정은 사도 바울의 행적이 남아있는 베리아, 데살로니카, 아덴, 코린도 그리고 그리스를 떠나는 날에는 빌립보까지 둘러보는 일정이다. 마치 바울의

2차 선교여행을 역으로 따라가는 잘 짜인 성지 순례 코스 같이 되어 버렸다.


    아테네

데살로니키에서 아침비행기를 타고 아테네로 왔다.

주차장 옆에 소크라테스가 갇혔던 감옥을 보고 나서 해발 160미터에 위치한 아크로폴리스에 올랐다. 매표소 입구의 바위언덕에 올라 내려다보면 사도바울이 설교했다는 아고라(광장, 시장)에서 올려다보면 아크로폴리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프로필리아 대문으로 들어갈 때는 웅장한 기운이 느껴졌다. 드디어 오른쪽 언덕 위에 상상보다 큰 규모로 파르테논 신전이 우뚝 서 있다. 오늘날까지 서양 공공건축의 원형이 된 서양건축사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가끔 책에서 아크로폴리스가 아테네 종교와 정치 중심지라고 하는데 그건 틀린 설명이다. 정치, 경제, 기타 공공활동은 다 아고라에서, 그리고 민회도 원래 아고라에서 열리다가, 나중에 언덕을 하나 지정해서 거기에서 열렸다. 아크로폴리스는 신전으로서, 아테네 국고(돈 보관장소)가 있는 정신적 중심지, 자존심 같은 곳이며 유사시에는 대피장소로도 쓰였다. 파르테논 신전 전실에는 황금과 상아로 된 거대한 아테나 여신상이 있었고 후실이 바로 아테네의 국고였다. (아테네에서 발행한 은화는 BC 100년경 로마지배가 시작될 때까지 적어도 BC 500년 무렵부터 약 400년간 지중해 세계의 기축통화였다.)


파르테논 신전 서쪽으로는 에렉테이온의 6여 신상 (오리지널은 박물관에 있음) 열주가 있는 작은 신전이 있고 아래로는 디오니소스극장과 로마시대 원형극장이 나란히 있다. 또 아크로폴리스 동쪽으로는 제우스신전과 하드리아누스 개선문, 근대올림픽 경기장 등이 내려다 보인다. 모든 건축이 다 서양문화의 원류가 된 최고의 역사적 유적들이다. 로마시대 원형극장에선 지금도 연극공연 및 음악회가 열리곤 한다. 주로 여름밤에 하는 음악회에서는 새소리도 들린다고 하니 한번 들어보고 싶다.


아크로폴리스를 내려와 카페에서 시원한 레모네이드 한 잔을 마시며 잠깐의 더위와 피로를 풀었다.

30년 전 출장으로 이곳에 왔었지만 아크로포리스를 먼눈으로 올려다만 보고 그냥 돌아와 아쉬워했는데

오늘 그 아쉬움을 풀었다.


"바울이 아테네에서 실라와 디모데오를 기다리는 동안 그 도시가  우상으로 가득 찬 것을 보고....

격분하여 날마다 광장에 나가서 거기 모인 사람들과 토론하였다"  (행 17:16)

바울이 설교한 자리에 설교내용을 부각해 놓았다.


멀리서 전문학자가 전해주는 조언을 받고

돌아보니 방문기의 깊이가 더 깊어진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


 2823,10, 13

작가의 이전글 발칸기행 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