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 경덕 Oct 18. 2023

발칸기행 9

발칸기행 9


세 번만이 아니라 네 번 만에 비로소 아야 소피아 성당을 관람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화유산을 관람하는데  입장료가 무료라니 정말 의외다.

관람객이 많아 시차를 두고 입장을 시킨다. 워낙 웅장하다 보니 근처만 다가가도 위압감이 느껴진다.

AD537년에 완공되어 성당으로 916년, 무슬림 사원으로 481년간 사용되었고 1934년부터는 터키정부에 의해 박물관으로 변신하여 오늘날의 공식명칭은 '야야 박물관'(Aya Sofya)이다. 그러나 지금도 무스림 사원 입장의 규율에 따라 여자는 스카프로 머리를 감싸야하고 입장객 모두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성당은 돔형 성당의 백미로 중앙내부는 7,000 m2이고 비잔틴 예술의 극치인 107개의 돌로 만들어진 주 기둥이 기본 골격이며 중앙돔의 높이는 56.69m, 직경은 32.57m이다. 성당내부는 입구 몇 곳을 제외하고 천장과 벽 모두 무스림 문양으로 덧칠이 되어있다. 역사의 아이로니와 함께 천정과 벽에 덧칠해진 그림과 조각보다는 지난 세월의 허망한 권력의 부침이 더 크게 눈에 들어온다.

출입문 바로 위에는 북원 된 성모아리아와 아기 예수의 모자이크 상이 있고 나가는 문 위에는 이 성당을 건립한 유스티아누스 황제가 이 성당을, 반대편에는 이 성을 건설한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성을 각각 성모마리아와 아기예수에게 헌정하는 모자이크 그림이 있다. 지난날 여기가 성당이었음을 그나마 흔적으로 남겨 놓았다.



참, 성당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들어간 인근에 있는 지하 궁전도 대단한 유적이다. AD532년 유스티아누스 황제가  축조하였다. 사실은 궁전이 아니라 지하 저수 시설이다. 그 시설이 하도 화려하여 오늘날에는 그 명칭이 지하궁전으로 바뀌었다.

여기에서 20km 떨어진 흑해연안에 있는 베오그라드 숲에서 물을 끌고 와 여기에 저장했다가 시민들에게 물을 공급했다. 길이 140m , 폭 70m, 6m 간격으로 9m 높이의 336개의 대리석 돌기둥이 지하공간을 지탱하고 있다.

돌기둥마다 특이한 형태로 문양을 조각해 놓았다.

쳐다만 봐도 누구나 돌로 변한다는 그리스 신화의 '메두사' 얼굴상을  여기에 2개나 조각해 놓았는지 자못 궁금하다. 그것도 하나는 거꾸로, 하나는 옆으로.

지하에 있는 물 저장 공간을 이렇게 화려하게 건설해 놓은 당시의 로마 위세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에게 소피아 성당 못지않게  필히 관람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장소다.

성당을 나서니 바로 앞에 있는 유사한 크기의 Blue 모스크가 눈에 들어온다. 오스만 터키의 영광을 경쟁적으로 과시하기 위해 훗날 건설하였지만 시기와 경쟁으로 만들어진 상징물은 후세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Blue 모스크

성당을 나서 옛 성곽을 따라 바닷가로 나왔다. 보스포르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신 시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날 터키에 전사들이 바닷가에 연한 콘스탄티노플 성의 삼중 성벽을 수 차례 공략하다 실패하자 하룻밤 사이에 수십 척의 전선을 산을 타고 내해로 넘겼다는 언덕에는 Galata Tower가 세워져 있다. 옛날 뱃길을 가로막은 그 다리를 건넌 후 고등어 케팝으로 점심을 때우고 Tower가 있는 곳까지 걸어서 올라갔다.

시즌이 관광철이라 인파에 밀려서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는 택시를 타고 내려와 Grand Bazaar로 바로

들어갔다. 40년 여기에 와서 기념으로 접시를 하나 구입한 기억이 있지만 어디가 어딘지 전혀 구분이 되질 않는다. 실크로드 아시아 유럽 관문에 있는 이 사장은 역사도  대단하고 규모도 대단하다. 시장 내부가 하도 복잡하여 이번 여행에 함께하며 고생을 한  여성을 위해 실크 스카프 두 자장을 서둘러 흥정을 하여 끝내고 미로를 빠져나왔다.


오늘이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부둣가를 지나가다 여행사 안내판을 보고 Dinner Sunset Cruise를 미리 예약하였다.

공수증이 있는 아내는 오후에 바람이 조금 세어지는 것을 보고 미리부터 걱정이다. 물을 좋아하는 나는 마지막 밤을 보스포르스 해 선상에서 선셋을 바라보며 새콤한  화이트 와인 한잔을 기울일 일에 기대가 부풀어 있는데......

이렇게 이스탄불에서의 마지막 밤을 아니 이번 여행의 일정을 마무리 짓는다.

힘들었지만 보람 있는 여행이었다.

15년 전 동구라파 여행에 이어 이번 여행에도 함께한 인철 씨 부부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우리가 함께 여행하는 시간은 짧다.

우리는 다음 정거장에서 함께 내린다는 마음으로

서로 나누며, 즐기면서, 창밖을 바라보며 달렸다.

살아서 기쁨을 느낄 수 없다면, 죽어서도 느끼지

할 것 같아서......

지금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 10,17

     이스탄불에서

작가의 이전글 발칸기행 6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