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한 해를 데모에 휩쓸려 다니다가 황금 같은 일 년을 허무하게 날려 버렸다. 군입대와 학업 지속 여부를 놓고 심각하게 고심하던 시기였다.
다녔던 교회 청년회장으로부터 성탄절 이브 파티에 초청을 받았다. 멋 모르고 참가하였더니 눈치 없이 본인만 모르고 있었다. 교회에서 만났던 자기들끼리는 모두 짝이 되어 있었다. 씁쓸한 기분으로 새벽 일찍 하숙집에 돌아와 잠깐 눈을 붙인 후 공허한 마음을 달래 보려고바로 서울역으로 나갔다.
어딘가에 나를 반겨 맞아줄 사람이 있을 것만 같았다.
제일 먼저 출발하는 열차는 장항선 열차였다.
수덕사를 최종 목적지로 삼고 예산행 표를 구매했다.
이날은 서해안 지방에 오후 내내 눈이 내려이 지역의
시외버스는 모두 운행이중단되어 있었다.다행히 예산에서 덕산까지만 가는 마지막 차편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