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하고 우아하게 노년과 죽음을맞이하는 것을 직접 삶으로 보여주라, 이것이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다."라고 미국의 신학자요 종교학자인 Eugene Bianchi(유진 비앙키)가 말했다.
건강하고 곱게 늙어가고 싶어 하는 소망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디 이것이 내 맘대로 되는 일인가? 이미 망가져 버린 자신의 모습을 두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다 해 보지만 따지고 보면 대부분 자신이 주원인 제공자이다. 특정 가계의 유전성 질환을 제외하면 대부분 자신의 과거 생활 습관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나라가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몇 번의 망년 모임에 참석을 하였다. 해가 갈수록 잔 들고 기분 좋게 부딪치며 건배할 친구가 줄어들더니 이제는 건배를
할 친구가 아예 없어져 버렸다.
지난날 대작의 호기를 피웠던 친구는 그대로인데 이제는 외모마저 초라하게 왜소해져 버렸다.
대부분 소화기 계통인 위, 간, 대장 관련 수술을 받고
그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이번에는 비교적 운동을 꾸준히 하는 친구들 모임에 참석하였다. 종류는 다르지만 여기도 마찬가지다.
관절염과 디스크, 거기다가 대부분 난청으로 일상 대화마저 힘들다.
곱게 늙으며 성숙되어 가는 노인이라기보다는 너 나 할 것 없이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추한 모습들이 더 많이 눈에 들어온다.
이태 전 저 세상으로 먼저 떠난 김동길 교수의 노년에 남긴 글이 생각나 여기 옮겨본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게 편해질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공부해야 하고
더 많이 이해해야 하고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더 많이 애써야 한다.
모든 게 이해될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이해하려 애써야 할 것들이
더 많아진다"
-중략- 김동길
2024년이 저문다.
칩거 중인 현 대통령이 남겨준 선물이 하나 있다.
해가 바뀌었지만나이는 그대로다. 금년부터 생일이 지나야 나이가 바뀐다. 거기다가 만으로 환산하니 나이가 오히려 줄어들었다.나이를 이렇게 적용한들 저렇게 적용한들 뭐가 달라지겠는가?
단지 행정 절차상 줄어드는 숫자 일 뿐이다.
머릿속으로는 옛날 방식 그대로 나이를 먹으면서 달려가고 있다.
벌써 팔순 잔치, 팔순 여행을 간다는 친구들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모두 다 자식들 등에 짐을 지우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여기 기원전에 벌써 어느철학자가 우리 같은 노인들에게 설파해 놓은 충고의 글이있어 옮겨왔다.
"친구들이여, 우리는 노년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말고 맞서야 합니다.주의 깊게 살펴서 그 약점을 보완해야 합니다. 꾸준하게 적절한 운동을 하고, 몸을 망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먹고 마셔서 체력을 보완해야 합니다. 몸에만 관심을 두어서는안 됩니다. 사실 지성과 정신적인 능력에도관심을 기울어야 합니다. 기름을 계속채우지 않으면 등잔불이 꺼지듯이이런 자질들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약해지기 때문 입이다."
기원전 1세기 키케로의
'노년에 관하여' 중에서
대부분의 노인은 자신의 나이보다 10살 정도 더 많이 생각하며 그렇게 대우받기를 원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