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전날 떨고 있을 분들을 위해서..
“발표 시간은 10분이에요. 이제 준비 됐으면 시작해 보세요.”
심사하시는 교수님의 첫 한마디였다.
나는 왜 그걸 몰랐을까? 난 20분인 줄 알았다. 당황했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래, 어차피 이건 연습이니까.. 했던 대로 해보자.”
지도교수와 패널들(다른 교수) 그리고 대학원 및 같은 과 학생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면서 발표가 진행되었다. 정말 떨리고 빨리 지나가기만 바랬다. 작품 발표시간이나 동료들 발표할 때 사실 질문 한번 많이 해보지 않았던 나였다. 뭔가 나대는 느낌? 이런 게 싫었다. 하지만 이곳 학생들은 서로가 발표하려고 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가서 내 차례도 없이 말 한번 못해보고 끝난 적이 수도 없이 많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벌써 2년이 지났다. 오늘이 내 논문 발표라니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한참 두근거리고 떨리는 순간 나는 함께 공부했던 내 친구 제스의 말이 떠올랐다.
“영어가 문제가 아니야, 넌 너의 말로 훌륭하게 전하고 있어. 그건 그저 언어가 다를 뿐이야.”
맞는 말이었다. 무엇보다 발표 앞에서 떨고 있는 나에게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해 주었다.
“발표 앞에서 많이 떨리지? 두근두근 떨리지? 나도 그 기분 잘 알아. 근데 있잖아, 내가 알고 있는 소중한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준다고 생각해봐. 얼마나 기쁜지. 그건 말이야, 너무 기뻐서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쁨의 떨림이라고. 가슴이 쿵쾅거리는 것은 설렘이야.”
제스의 말이 옳았다. 난 왜 이렇게 생각하지 못했을까? 발표나 시험 전날만 되면 그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내 논문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 주변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지 평가에 만 급급했다. 그리고 한국어로 논문을 쓰고 발표하는 것도 어려운데 영어로 내 연구를 발표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영어 울렁증에 어지러움.. 하루하루가 초조했다. 하지만 제스의 말에 나의 태도에 변화가 찾아왔다. 긍정적으로 말이다. 내가 하는 논문의 과정은 그 누구에게나 새로울 것이다. 나의 삶과 직결되어 있고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 새로운 것에 대한 발표이다. 얼마나 신기한 일이고 설레는 일인가?
나는 내가 그동안 작품을 만들고 준비한 것들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조금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발표대에 섰다. 크게 심호흡을 두 번 했다. 그리고 연습한 대로 발표했다. 도입부터 결말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발표를 바라봐주는 교수님과 같은 과 선후배들이 열심히 들어주었다. 끝나고 격려를 해 주었다. 평상시 조용하던 친구가 열심히 준비했다고. 뿌듯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시간이 훅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그래서 이렇게 나만의 노트로 정리해본다. 발표 전날 떨고 있을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발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첫째, 내가 알고 있는 소중한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 준다고 생각해보자.
그것은 두려움의 떨림이 아니라 기뻐서..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쁨의 떨림일 것이다.
둘째, 발표시간은 정말 짧다고 생각한다.
지나고 나면 뿌듯한 감정이 밀려왔다.
셋째,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들어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섯째, 스스로 긍정적인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 태도에도 변화가 온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