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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경은 Apr 05. 2023

왜 결과에만 집중할까

결과는 그 순간순간 이루었던 과정의 집합체이다.


과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을뿐더러 늘고 있는지 알아차리기도 어려울 뿐이다. 그래서 참.. 알아차리기가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과정에 집중하다 보면 중간중간 걷고 있는 상태를 천천히 음미하고 즐길 수 있게 된다.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일이란 사실 대체적으로 느긋함을 내포하고 있다. 과정을 즐기는 것은 바로 롱런이다. 누군가는 빠른 것을 찾기도 하고, 조금 더 속도 내기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속도를 내다보면 깊게 사고하는 법을 잊게 한다. 깊게 생각하는 것은 사실, 순간의 과정을 음미하고 깊이 탐색하며 뜻과 의미 안에 속뜻에 집중하게 된다. 


결과는 사실, 비교에 의해 생기게 된다. 과정은 서로 비교하기에 현재 진형적이기 때문에 어떻게 비교하기가 좀 그렇다. 마지막 결국 이어지는 서로 간의 단계에 대한 충실함이 기대된다. 


뭔가 집중을 요하기도 하고 순간의 기쁨을 알아가는 맛이 있다. 결과에만 집중을 하게 되면 과정이 어찌 되었든지 결과를 향해 가는 바람에 딱히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 채 나아가기도 한다.  


뭔가 순간의 기쁨을 찾는다는 것은, 내가 지금 눈앞에 하고 있는 것에 대한 기쁨과 만족을 찾아가는 것을 뜻한다. 눈앞에 있는 시험문제 일수도 있고, 당장 만들어먹을 음식 준비일 수도 있다. 또한 아이를 돌보며 책을 읽어 주거나 걸음을 따라다니는 일일 수 있다. 지나고 보면 그때가 좋았다고 할 때가 많이 있다. 현재는 매일 반복되고 피곤함이 끊이질 않아 보인다. 언제나 똑같은 일상이기에 그런 게 아닐까? 하지만 하루하루는 내일을 준비하고 내일은 그다음 날 그 일주일을 준비하며 계획한다. 날씨도 그렇고 계절도 그렇다. 밖을 바라보면 오늘과 내일의 날씨와 바람의 기운과 냄새가 늘 일정하지만은 않다. 그렇게 며칠 연속적으로 같지 않다. 늘 매일의 다른 느낌이 있다. 그렇게 매일매일의 일상은 나날의 한 순간을 즐겁게 보내려 한다. 때로는 뭔가를 질주하다가 잠시 쉬었다가 가기도 하고, 지칠 수도 있고 시간낭비라고 느낄 때가 있다. 


그래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과정에 집중하는 삶은 천천히 움직임을 의미하는 삶이다. 왜냐하면 딱히 완성에 집중하지 않기에 매 순간이 소중하다. 그래서 좀 더 마음이 여유롭고 느긋해진다. 육아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또한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어른이 되고, 독립을 하게 되는데 부모의 기준에 더 나은(?)어른으로 키우기 위해 아등바등하다가 시간이 훌쩍 지나버릴 것만 같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과 함께 해온 순간을 쉽게 지나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성장하는 과정과 좋아하는 것들 그리고 천천히 그들의 관심사를 바라봐 주고 아이들과 좋은 관계성을 맺게 될 뿐 아니라, 소중한 아이들의 유년생활을 함께 해 나갈 수 있다.  


아이들을 통해 내가 정말 많이 배운다. 


인생의 중반기인 이 시점에, 나 중심적인 삶에서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내가 과정을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도 엄청 느린 아이였기 때문이었다. 학업도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늘 굼떠서 뭐 하나 그리 잘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면서 내가 좋았던 것은 처음 연필을 쥐고 도화지에 점으로 시작해 선을 그려 형태를 그리는 그 과정이 신기하고 즐거웠다. 난 뭔가 대단한 것을 끝내려고 했던 게 아니었다. 그냥 그리는 그 행위가 즐거웠던 것이었다. 


나도 그런 나였는데, 아이들게 그리 괜찮은 엄마는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이 커서 나에 대한 평가가 어떨지... 나도 잘하고 싶은데, 아이가 즐거워하는 것을 기뻐해 주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은데 현실의 벽에 늘 부딪히고 만다.


목표를 가지고 계속 직진하거나 곡선을 그리면서 가다 보면 걸림돌이 생긴다. 목표치에 다다르는 것이 중요하기에 돌아서 가는 것을 겁을 내는 것일까. 중간에 미적거리거나 주춤하는데서 겁을 먹게 된다. 최대한 빨리 목적에 다다르기 위해서 이다. 이것은 나 스스로에게도 많은 희생을 가져다준다. 잠깐의 여유나 꾸물거림은 왠지 부담으로 다가오게 되고 마음 한편이 힘들어진다. 


그래서..


과정을 중시하고 그 안에서 오는 기쁨을 찾는 것이 어찌 보면 나에 더 쉼을 허락게 하고 뭔가 스스로에게 안정을 가져다주게 한다. 특히 아이들을 돌보는 일,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많이 느낀다. 


결과만 보고 서두르다 보면 놓치는 것들이 너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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