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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경은 Oct 25. 2023

물감과 색의 분위기

유화조색에 관하여



잔잔한 풍경을 그리려고 하는데 무슨 색을 어떻게 섞어야 하는지 난감할 때가 있다. 초등 미술 시간부터 줄곳 그려온 재료라고는 수채화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 그리고 흔히 접한 미술재료가 아니기도 하고 말이다. 


유화 물감 하면 기본적인 12색의 색상을 구비한 후에 유화전용 팔레트에 순서대로 짜둔다. 색감은 자연물의 색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만들어낼 수 있지만 전체의 톤을 물들게 하기도 한다. 이는 마치 흰색 도화지에 먼저 바탕색을 물감으로 물들게 하듯 전체의 톤을 먼저 꾸며낸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전체의 톤을 생각한다.

1차적으로 화장을 하기 전에 얼굴에 베이스를 바른다고 생각하자. 캔버스 위에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간단히 스케치하고 그 대상을 살며시 실눈을 뜨고 바라본다. 그러면 그 전체 이미지의 색상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하늘과 들판은 전체를 둘로 나누고 밝은 톤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화이트 색상을 적극 사용하도록 한다. 그렇게 전체적인 톤을 만든 뒤에 세세하게 묘사할 거리들을 생각해 본다.  색상은 다양할수록 좋지만 그렇다고 너무 동떨어지기보다는 좀 더 자연스러운 색을 구사하려고 한다. 이는 묘사단계가 아닌 무엇보다도 기본적인 채색 단계이기 때문이다. 

해바라기 풍경 색감 표현 2023


노랑, 빨강, 파랑의 세 가지 색을 기억한다. 거의 모든 색이 이 세 가지 색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색상으로 한다면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뭔가 난감한 일에 봉착했을 땐 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이 색과 저 색의 혼합은 많이 섞어 봐야 그 느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약간의 이론적인 부분은 사실 처음 색에 대해 알아갈 때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색을 직접적으로 혼합해 보고 손 끝에서 이뤄지고 직접 몸으로 실천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는 대상의 고유의 색을 나타내며 섞어 볼수록 색의 감각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톤의 전체 분위기를 잘 잡아주는 색상들


가장 접근하기 쉬운 브라운

브라운 조색 과정 2022

따뜻한 톤을 잡아내는데 더할 나위 없는 색이 있다면 나는 브라운 색을 꼽고 싶다. 그만큼 이쪽 색과 저쪽 색의 혼합을 잘 융화되게 해 주는 색상이 아닐까 한다. 하늘색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브라운 색을 조금 가미하게 되면 한 톤이 다운된 부드러운 톤의 하늘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어느 정도의 색의 양을 잘 생각한다면 말이다. 브라운색은 붉은색과 노란색 그리고 약간의 비리디안 색(녹색계열색)을 붓끝에 살짝 찍어 섞어주면 어느 정도 그러한 톤이 나오게 된다.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바이올렛 

바이올렛(보라색) 조색 과정 2022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바이올렛 계열은 중후한 느낌의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색을 나타낸다. 이것이 따로 떨어져서 생각하기보다 우선 위의 브라운 색상과 비슷한 느낌으로 어두운 톤의 다양한 색상을 잡아낼 때 주로 사용한다. 특히 나무의 기둥이나 잔 가지 묘사할 때 브라운 톤의 색상을 생각하다 보면 더욱더 그런 느낌과 감흥을 느끼게 된다. 마치 따뜻한 블랙커피에 약간의 꿀을 가미해 맛을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그런 효과라고 할까. 사실 이러한 톤과 변화는 캔버스에 직접 붓을 물감에 듬뿍 넣어 쓸어 넘기듯 이리저리 붓 끝을 움직여 보며 색의 변화를 눈으로 느껴보면 알 수 있다. 



색이 지니고 있는 그 풍부한 느낌과 분위기 색상, 그 미묘한 차이를 글로 담아내는데에 한계가 있다.


색감의 표현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 아닐까?






https://youtu.be/dDcSnoSgHaI?si=eWMn-3KYiP2xL0F1

https://youtu.be/CQSA3OWyY6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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