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너무 많아. 복잡해..
사실 유화하면 딱히 떠오르는 게 뭘 얼마나 써야 하고 뭘 썩어서 써야 하는지가 복잡하다는 것이다.
사실 정말 간단하다. 유화 물감으로만 그려도 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주로 유화를 물감 만으로 그림을 그리곤 한다.
단지 주의할 점은 물감 튜브에서 바로 나온 유화물감은 색상에 따라 건조되는 속도가 다르다. 예를 들어 오일 팔레트에 짜 두었던 옐로와 레드계열의 색상에 비해 브라운 계열의 반다이크 브라운이나 번트 엄버 색상은 하루 이틀이면 금세 마른다. 그래서 미디엄인 오일을 사용하면 각각 물감 색상이 가지고 있는 건조의 시간적 격차를 좀 줄일 수 있다.
유화물감 이후에 물감을 물처럼 좀 섞어서 쓸 때 주로 린시드나 테레핀을 섞어서 쓴다. 근데 유화의 좀 뻑뻑하고 됨직한 터치감을 살리고 싶을 때 용해되는 오일 없이 물감만으로 그림을 그려도 문제 될 건 없다. 물감의 찐득찐득한 느낌을 살려서 그리면 더욱더 낫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화의 용액을 섞어서 하고 싶다면, 그저 린시드오일이나 테레핀 용액을 섞어서 사용하는데, 처음에는 테레핀 함량을 더 높였다가 점차적으로 린시드의 함량을 높이면서 쓴다.
미디엄은 여러 가지 효과를 나타낼 때 쓸 수 있다.
그림의 두께감이 두꺼운 정도에서 얇은 정도, 붓자국이 많이 나는 효과, 투명한 효과나, 매끈한 표현에 따라서 미디엄을 결정해 본다.
“테레핀은 휘발해 버린다.”
우리가 생각할 때 휘발성을 생각하면 된다. 휘발된다는 것은 물감과 테레핀을 섞어서 그릴 때 캔버스에서 2-3초 정도는 묽게 잘 칠해지다가 테레핀이 휘발되는 바람에 물감만 남아 좀 뻑뻑한 느낌으로 그리게 된다. 휘발유와 같은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직접 해봐야 그 느낌을 알 수 있다. 휘발성이 좀 신기하게도 우리가 알고 있는 기름이나 물과는 좀 다른 느낌이어서, 마치 액체에 마술을 부린듯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테레핀의 특이한 그런 솔잎향과 휘발유가 섞인 냄새가 난다. 처음 맡게 되면 향이 아주 세고 독하기에 적절한 양을 생각해서 써야 한다.
“린시드는 물감을 꽉 잡아준다.”
린시드는 우리가 요리할 때 쓰는 식용유와 같은 느낌의 색상과 점도를 띤다. 주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예를 든다면 이렇다. 이 린시드 오일이 물감과 만나 좀 더 미끄럽게 그리고 특히 조색을 할 때 더욱더 잘 섞일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페인팅 나이프로 섞을 때 더 물 된 느낌으로 섞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린시드는 다른 종류의 오일과는 다르게 특유의 유화기름 냄새가 있다. 마치 이 향을 맡으면 예전 화실 다닐 때 선생님이 입시미술 가르치다가 한쪽에서 유화 작업 하시던 작업대와 화실 분위기가 연상되는 그런 냄새이다. 사람은 원래 향을 맡으면 그때의 기억과 추억으로 소환된다고 했듯이 말이다. 내게 있어 린시드는 그런 향과 기억이 있다.
이렇게, 두 가지 테레핀과 린시드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느끼는 바 이기 때문에 작가들에 따라서 표현하는 바는 다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 밖에 뽀삐유나 해바라기유로 물감을 섞어서 그려도 무방하다. 약간 가격면에서는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말이다.
유화를 그릴 때 처음에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어떤 방식으로 그릴 것인지 미리 생각해 본다. 어느 정도의 두께로 그릴 것인지, 많이 두껍게 그릴지 혹은 적당한 붓 스트로크(터치감)가 있는 정도나 아니면 아주 얇은 그림을 그릴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처음에는 좀 잘 건조가 될 수 있게 배경을 붓으로 얇게 채색을 하는데 휘발성이 강한 테레핀을 주로 해서 그리면 좋다. 테레핀 : 린시드 7:3 비율로 적당히 섞어서 그 후부터 그리기도 하는데, 어느 정도 첫 칠이 정돈이 되고 잘 건조가 된 상태에서 그리면 잘 올라가고 물감의 점착력을 높일 수 있다.
계속 조금씩 시도해보면 더 잘 알아가지 않을까 한다.
실전이니까! 결국!
미디엄: 린시드 오일, 테레핀
https://youtu.be/sW5KRVqA3LQ?si=b06oKRlFyiQhjm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