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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경은 Nov 05. 2023

유화는 무슨 붓으로 그려야 할까요?

붓에 관한 짧은 글



유화..


뭘로 어떻게 그릴지, 고민만 하다가.. 수채화 붓으로 그릴지 유화 붓으로 그릴지 뭐가 뭔지 난감할 때도 있다. 하지만 사실 간단하다. 자신의 그림에 잘 맞는 붓을 골라서 그리는 것이다. 가는 붓에서부터 납작한 붓과 둥근 붓 혹은 뻣뻣한 붓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붓의 사용의 폭을 다양하게 하다 보면 그림을 한결 다양하게 좀 더 열린 방향으로 붓의 획을 그을 수 있게 된다. 특히 끝이 뾰족한 세필붓의 사용은 그림을 좀 더 정교하게 묘사를 하거나 집중해서 하나하나의 붓 터치를 탄력 있게 넣을 때 요긴하다. 


가끔 사람들은 유화할 때 어떤 붓을 사용하는지 물어보곤 한다. 물론 시중에 나와있는 유화 전용붓 세트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긴 하다. 하지만 그림을 얇게 그리거나 좀 더 정교하게 그리고자 할 때는 부드러운 모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 터치의 일부가 뻣뻣한 붓에 쓸려가서 물감 터치에 붓의 쓸린 자국이 고스란히 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이다. 


마치 붓은 우리가 노트에 필기를 하듯이 주관적이어서, 본인의 마음이 가는 붓을 고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사이즈도 아주 세밀하고 뾰족한 붓에서부터 넓적하고 큰 붓까지 그 용도가 다양하고 너무 많다. 붓은 그리는 사람이 용도에 맞게 사용하고 그림의 분위기나 정서, 그리고 표현에 준하여 골랐으면 한다. 그렇게 해서 원하는 표현이나 붓 터치도 이에 걸맞게 좀 더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붓은 그에 맞는 용도가 있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자율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뭔가를 더욱더 자신감 있게 그림을 그릴 수 있을뿐더러 용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직접 자신의 그림 스타일에 맞는 붓을 고르는 것이다. 


붓이 주지 못하는 기법에는 단연 페인팅 나이프 기법이 있다. 이 또한 캔버스에 페인팅 나이프로 선뜻 그리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저 붓보다 좀 더 탄력 있는 ‘막대 바’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난 주로 그림을 그릴 때 데일리 페인팅으로 쉽게 끝날 수 있는 손바닥 만한 유화그림을 그린다. 이때 웻 온 웻 기법으로 유화물감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계속 덧칠해 올리는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편이다. 어느 정도 유화 붓으로 캔버스 표면을 덮어 그리고 톤의 변화와 대략의 묘사를 하다 보면 물감이 범벅이 되어 더 이상 물감 층이 올라가지 않는 지점까지 도달한다. 그럴 때면 옆에 항상 날 대기하고 있는 페인팅 나이프를 든다. 나이프의 위쪽 표면이 잘 구부러지고 약간의 탄력이 있어서 그림 표현에 거칠지 않으면서 얇은 선을 표현할 때 쓴다. 또한 물감의 표면이 아무리 마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위에 나이프 물감 터치가 슬쩍 올라가기만 하면 그림이 한층 더 볼거리들이 많게 만들어 준다. 


부드러운 아크릴붓,  끝이 얇은 세필 붓,   뻣뻣한 돈모 붓



아크릴 소재로 부드러운 모: 

뭔가 부드러운 촉감의 묘사나 여러 톤의 블렌딩 작업을 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터치감을 매끄럽게 한편 더 쉬울 수 있을뿐더러 물감을 퍼서 부드럽게 펴 바를 때 더욱 깊이 있는 표현으로 이어 나갈 수 있다. 


끝이 모아지고 뾰족한 세필붓: 

작은 그림을 많이 그리는 나는 이 세필붓을 종류별로 많이 쓴다. 그림이 너무 작다 보니까 너무 뭉뚝하고 큰 붓은 꽃잎의 터치를 주기가 쉽지가 않다. 얇은 붓은 섬세하면서도 끝이 가늘어서 좀 더 디테일한 묘사나 작은 꽃잎과 나뭇잎 바로 옆 그림자를 표현하는데 좋다. 또한 손에 쥐어질 때 얇은 느낌이 손목과 손끝을 움직이는 데 있어서 좀 더 정교하게 집중할 수 있는 크기인 듯하다. 


칫솔 모처럼 뻣뻣한 돈모:

붓의 털이 탄력이 있어서 거의 물감을 떠 올릴 때 사용한다. 그렇게 되면 유화물감의 됨직한 느낌의 물감을 잘 사용하여 레이어를 한결 더 높일 수가 있다. 붓이 가지고 있는 뻣뻣함을 이용하면 더욱 근사한 표면작업을 할 수도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나뭇잎이나 나뭇결 위에 좀 더 뻣뻣한 결을 이 돈모의 거친 부분이 칫솔의 그런 면을 잘 사용해서 쓸 수 있게 된다. 마치 여려 겹이 되어 있는 빗을 연상케 한다. 그 빗으로 때로는 물감의 텍스 쳐를 쓸어 내듯이 그렇게 할 수가 있다. 





짧은 설명: 유화붓에 관해서, 유화붓 관리법

https://youtu.be/0gzvzQ_ezAM

https://youtu.be/PJansZpmc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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