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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경희 Jul 01. 2018

미래의 나에게

<마케터의 일>을 읽고

<마케터의 일>은 마케터가 하는 일에 대한 책이겠지만, 나에게는 조직과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 책이었다.

저자이신 우아한 형제들의 장인성 CBO님께서 스스로가 걸어온 마케터로서의 길을 반추하며, 더 많은 마케터들이 보다 나은 마케터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팁이 담겨 있다.

책의 후반부부터는 마케팅이라는 펑션을 걷어내고서라도, 누군가와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생각거리를 던지는 내용들이 많았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트래블코드라는 조직에 대해 생각했고, 우리 조직의 리더에 대해 떠올렸으며, 언젠가는 내가 가져야할 리더십을 다짐했다.


1. 반대의견에 대하여

우리는 워낙 작은 조직이고, 기획과 디테일이 승부이자 곧 실력인 조직이기 때문에 작은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모두가 힘을 합쳐 디테일의 수준을 한끗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다보니 작은 것에도 의견이 상충할 때가 있고, 목적보다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길어질 때도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각자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는 환경은 좋지만, 상대방의 의견에 반대할 때 과연 내가 정말 이 문제의 가능성과 가치를 충분히 고려한 후에 내는 의견인지를 객관적으로 곱씹어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돌이켜보니 누군가가 새로운 일이나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때 내가 반대하는 이유 중에는 때로는 새로운 일이 두려워서, 혹은 하기 싫어서였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실현시킬 가치가 있고, 가능성이 있는 일이라면, 두려움과 귀찮음은 잠시 눈감아 두고, 되는 방법을 찾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늘 잊지 말아야겠다.


2. 설득에 대하여

취향의 문제라거나,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 서로의 의견이 상충했을 때에는 설득이 필요하기도 할 것이다. 이럴 때에는 방법에 대한 의견이 다르고, 입장이 달라도, 모두의 공통적인 목표는 고객의 입장에서 우리 브랜드, 우리 콘텐츠, 우리 서비스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 하나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사실 지금까지도 나의 의견에 대해 상대방을 설득시킨다거나 내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방법이 아니라 할지라도, 고객을 위한다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면 한 발 물러설 수도 있다고 생각해 왔지만, 문득 과연 내가 리더가 되었을 때에도 이런 생각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업력이 쌓일 수록, 태도에 대한 기준은 더욱 엄격하게 가져가야 할 것이다. 취향의 문제는 논리로 풀지 않고, 그저 취향으로 풀면 되고, 정답이 없는 문제는 프로젝트에 가장 큰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위임할 줄도 알아야 한다.


3. 피드백에 대하여

우린 각자의 결과물에 대해서 서로 피드백을 하고, 듣는 일이 많다. 사실 나는 건설적인 피드백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아이고 부끄러워라...). 트래블코드 이전에 있었던 조직의 성격 탓도 있고, 나의 어리석음도 한 몫 했다. 트래블코드는 나와 나의 일을 분리하고, 내가 아닌 나의 일에 대해서 피드백을 준다. 이제라도 사람과 일을 분리해서 피드백을 주는 방법, 그리고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배웠으니 앞으로 나와 함께 일하는 누군가도 피드백에 있어서 만큼은 서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내가 중심을 잘 잡아야 겠다.


4. 실수에 대하여

일을 하다보면 때로는 문제가 생긴다. 실수일 수도 있고,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일에 있어서 만큼은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욕심이 커서, 실수에 대해 그닥 너그러운 편이 못 된다. 물론 나도 종종 실수를 하는데, 그런 내가 너무 싫고 밉다 ㅠㅠ... 아무튼, 나의 실수에 대해 너그럽지 않은 것은 나의 자유지만, 누군가의 실수로 인해 일이 틀어졌다면, 누구때문인지, 왜 그래야만 했는지를 짚어보기 보다는 앞으로 이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어떻게 할 지를 더 먼저 생각해야겠다. 이 두 순서가 바뀐다면 그것은 명백한 나의 과실일 것이다. 해결책을 먼저 모색한 후, 누군가의 책임을 알아내고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면, 그것은 문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함이지, 결코 질책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조직이 커지면 커질 수록, 명심 또 명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이렇게 미래의 나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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