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여러 가지 행사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방문한 사람들의 성향, 면면이 다채로웠다. 직위가 높은 사람부터 낮은 사람들의 태도가 사뭇 다양했다. 그들에게도 나 역시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궁금해지면서, 나는 몇 개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왜 가면을 떠 올렸을까... 내 본모습을 감추는 도구로, 상황에 맞춰서 갈아 쓰는 것 같은 느낌이라서 그런 것 같다.
내가 쓰는 가면이 몇 개나 될까 궁금해졌다.
보통 집, 직장, 사회, 개인적인 만남등 다채로운 모습일 것 같다.
집에서도 나는 가면을 쓰고 있을까? 아들, 딸에게 보이는 모습도 제 각각 다르다. 딸에게는 아들과는 달리 엄격한 가면을 쓰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반면에 아들에게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인자한 모습의 가면을 쓰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딸이 항상 오빠와 자신을 조금은 차별하는 것 같다고 한다. 오빠는 되는데, 자기는 안 되는 것이 많다고 불만을 늘어놓는다. 처음부터 그랬다. 그 근간에는 딸은 나를 너무 많이 닮아 있어서 나를 통제하듯이 딸에게 그렇게 했던 것 같다.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가면 이야기가 삼천포로 세려고 한다.
집에서조차 가면을 쓰는 것이 맞나, 어쩌면 그건 그냥 있는 그대로 내 모습을 가장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는 것일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보이는 모습은 달라도 그래도 기본적인 모습은 같다. 그러니, 첫 번째 가면은 내 본모습을 가장 자연스럽게 드러내주는 것으로 집에서 쓰는 것이라고 명명하겠다.
직장에서 나의 가면은 상사와 아래 직원과 차이가 있을까? 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건 나의 생각일 뿐이지 않을까 싶기도 한다..... 그러면, 직장에서의 가면은 2개일까?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에 따라서 달리 보고, 보고 싶은데로 보는 것이 맞겠지. 내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지만, 얼굴에 그대로 다 드러난다. 나의 감정이... 능숙하게 감추지를 못한다. 싫고 좋음이 눈에 보이니, 참 어렵다. 그 가면은 어떤 모습일까... 광대 같은 것일까 아니면 무뚝뚝한 모습의 가면일까. 이건 내가 판단하기 어렵다...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직장에서는 2개의 가면을 번갈아 쓰고 있는 것 같다. 너그러운 사람인 것처럼, 날카로운 모습.
외부 모임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새침데기 같은 가면을 쓰고 있는 것 같다. 말도 쉽게 붙이지 못한다고 한다. 어 그런데 나는 그런 사람은 아닌데. 처음 말을 트기가 힘들지, 워낙에 오지라퍼라서 사람들이 또 깍쟁이 같아 보였는데, 아니네 한다. 그들이 보는 내 가면은 어떤 것일까.
가면이라는 것이 내 본모습을 감추기 위해서 쓰는 것이라기보다는, 만나는 사람,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는 것은 아닐런지. 가면이라고 이야기를 꺼냈지만, 그렇게 거창한 것은 하나도 없는 듯하다.
오늘도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또 새로운 가면을 만들고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