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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경원illust Dec 20. 2019

행복

그림일기

생각해보면.
 표현은 영국식 표현인 거 같다.

' 작업으로  행복하니?'

석사 때 매주 개인 컨펌 한 시간 동안에 조지 할배와 대화를 할 때   질문과 답이 중요했다.

뭔가 잔뜩 아이디어를 내거나 그렸지만  스스로에게 머뭇거리거나 불만족스럽지만 뭔가는 매주 발전해가야 하니 꾸역꾸역 해서 설명을 하면 가만히 듣고 있던 할배가 물어본다.
'너는 이걸로 행복하니'

 순간 정적이 흐르고 솔직한 나의 마음이 시작된다.
그리고 우리는  안에서 다시 길을 찾아간다.

할배는. 정말 내가 자신에  순간은 행복에 대해 안 물어본다. 그건 묻지 않아도 이미 행복하게 얘기를 하고 있어서 듣고 있는 할배도 같이 행복해하고 있으니깐.

(생각해보면 학부의 피터선생님은 마주치기만 해도 하아유 만큼  행복을 많이 물었던거 같다.
학부의 지도교수는 고딩 담임만큼 학생들을 돌보게 되는거라는걸 이제 아는 ...)

/

영국은 사람사이의 관계에 있어서도 뭔가를 해결해야하는 순간의 합의 결정 후에도
서로 슬그머니 이게 진심인가 싶어서 혹은 정말 서로 동의 만족 했는가에 대해서
' 이제 행복해졌어?'
확인을 한다.

/
행복 happy 감정적 상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상태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었다.
인정. 동의. 자신감. 만족  많은 상황과  상황속의 종합적 의사 표현 같다.

/
의식하지 않았지만 어느샌가 나도 자연스레 
'이제 됐어? 행복해졌어?'
라고 나에게도 나의 관계과 상황에서 물어보는 사람이 되었다.

/
오늘 그간 마음 한구석에 끊임없이 부담이되는  부분이 있어 담당하시는 분을 뵈었는데 
'저는 지금 행복하지가 않아요'
라고 나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짐짓 당황하는 모습이 순식간에 보였다 사라지며
( '당황' 부분에 대해 이후 한참이 지나고 생각해보았는데. 친분의 사이가 아닌데 '행복' 이란 단어를 꺼내어 직구 날리는 사람이 흔치는 않은거 같다.)

답으로 물으셨다.
'그럼 허교수님이 행복해지는  여기서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그후 우리는 대화를 한참 이어갔다.
두시간 가까이 되는  대화의 끝은 '. 그럼 이제 우리 모두 행복해진거죠?' 라는 해피엔딩.

( 일기를 모르실 분이지만  얘기를  듣고 해결을 같이 찾아주신 오늘의 대화분께 감사드립니다. 처음 나눠본  대화속에서 존중과 배려. 사려깊으신 분이라 알게되었습니다.)

/
미성숙하고 부족한 나는 
아직 인생 모르지만 
어려운 문제도 사실 솔직히 생각해보면 간단할지 모르겠다.

나는 지금 마주하는  상황이 행복한가 아닌가.

나는 지금. 오늘을. 살아숨쉬는  가장 젊고 귀한 순간을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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