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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국현 Jul 14. 2023

10. 돈 = 행복, 그런데 죽는다.

<삶의 전투를 받아들이며 中에서>

10. 돈 = 행복, 그런데 죽는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대부분 비슷한 철학을 공유하면서 산다. 인정하든, 하지 않든 관계없다.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돈과 건강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에서 대부분 사람의 관심은 돈이다. 

        건강은 죽을병 걸리고 나서야 ‘아차’하는 것이다. 솔직히 평상시의 관심은 오로지 돈이다. 이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성공의 문을 여는 열쇠는 돈이다. 부자가 되었다는 말은 성공한 사람인 것이다. 행복하다는 것은 성공과 다르지만, 행복도 성공과 비슷하게 해석한다.      



        돈으로 행복은 살 수 없지만, 삶의 만족은 돈으로 살 수 있다. 삶의 만족과 행복이 어느 수준까지 비례한다. 따라서 행복도 일정 부분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부자들보다 더 클 수는 없다. 돈 없는 사람들이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말하는 것은 자기 위로이다. 

        부자들도 행복하고, 빈자들도 행복할 수 있다. 맞는 말이지만, 하나를 선택하자면 부자로 삶의 만족을 최고로 느끼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 돈 많은 부자로 성공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것은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다.   


   

        성공과 행복에 대한 욕심으로 우리는 산다. 남보다 더 갖기 위해 하루하루 분초를 다투며 산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다. 돈에 대한 보상이 없이 일하는 사람은 없다. 어떤 직업을 가지든 물질적 보상과 심리적 보상이 적절히 섞인다. 스님, 목사, 신부, 정치인, 예술인 및 사회적 봉사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개인이나 단체도 금전적 보상을 일정 부분 받고 있다. 

        이들은 돈 보고 일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돈보다 심리적 보상이 더 크다고 하지만 모를 일이다. 속으로는 스트레스 적게 받으면서 물질적 보상을 얻을 방법으로 그런 직업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부자로 사는 사람들도 이들 중에 의외로 많다. 거의 모든 사람은 심리적 보상보다 물질적 보상을 당연히 더 추구한다.      




        삶 자체가 소유이고, 욕심이다. 우주에 나 혼자 살아간다면 욕심이 없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 내 것이기 때문이다. 나 혼자 살지 않아서 욕심이 생기는 것이다. 네가 가진 것보다 내가 더 많이 갖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욕심도 죽음 앞에서는 의미 없다. 얼마나 의미 없나 생각 해 보면 ‘얼마나’에 담을 수 없는 크기이다. 성공, 행복, 돈 등의 모든 것은 내가 너보다 오래 살아있을 때만 가치 있는 것이다. 성공이 부질없이 느껴지는 것은 내가 죽어가기 때문이다. 내가 있어야 돈, 명예, 사랑도 있는 것이다.     



        5년, 17년, 26년, 51년 등 사람의 수명은 다르다. 우리는 오래 살고자 하지만, 오래 사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오래 사는 것과 오래 살만한 가치는 다른 것이다. 힘들고, 지치고, 아프고, 배고프고, 죽지 못해 오래 사는 인생은 행복하고 거리가 멀다. 오히려 삶의 고달픔 없이 일찍 죽는 것이 더 행복한 것일 수도 있다. 짧고 굵게 사는 것도 괜찮을 수 있다. 


        신이 인간에게 묻는다.

        “불행하게 오래 살 것인가? 행복하게 짧게 살 것인가?”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선택하라고 한다면 다들 시원하게 결정할 수 없을 것이다. 난처해질 것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이 있다. 이승이 낫다는 것은 지금의 불행을 넘기면, 행복 또는 희망이 있을 것을 가정하는 것이다. 죽는 날까지 고통과 불행스러운 삶이 계속되어 산다면,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행복하게 사는 인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연명치료를 거부하거나, 안락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이다.     



        절대 권력을 가진 진시황은 영생불사를 하고자 하였다. 진시황의 명을 받은 서복이란 인물은 3,000명의 동남동녀를 거느리고 약초를 구하러 제주도까지 왔지만, 약을 구하지 못하고 서쪽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서쪽으로 돌아갔다는 뜻의 서귀포는 그렇게 생긴 지명이다. 불로장생, 오래 살고자 온갖 노력을 했음에도 진시황은 49세의 나이밖에 살지 못하였다.     


        절대 행복, 절대 불행에 대한 총량이 있다면, 일찍 죽는 것이 불행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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