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곁의 귀신들 2부, 귀신이야기>
밤 11시.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었다.
아파트 복도는 조용했고, 형광등은 파르르 떨리는 소리를 냈다.
나는 습관처럼 거울을 바라봤다.
피곤한 얼굴. 흐트러진 머리칼.
늘 야근하고 들어오는 길, 별 감흥도 없었다.
‘11층.’
버튼을 누르며 거울 속 나를 힐끔 봤다.
그런데… 이상했다.
거울 속의 내가, 한 박자 늦게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나는 멈췄다.
눈을 찌푸렸다.
다시 팔을 들어 움직여봤다.
이번엔 동시에 따라했다.
‘피곤해서 헛것을 봤나…’
엘리베이터는 조용히 올라갔다.
한 층, 두 층, 세 층…
어깨를 으쓱하며 다시 거울을 봤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얼어붙었다.
거울 속의 내가 나보다 먼저 웃고 있었다.
나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하지만 거울 속 입꼬리는,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기분 나쁜, 낯선 미소였다.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이상하네…"
혼잣말을 내뱉는 순간,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띠링—
문이 열렸다.
나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쳤다.
문 밖엔 어둠이 있었다.
조명 하나 없는 복도, 기묘하게 조용한 공기.
그리고…
거울 속의 내가 고개를 돌려, 문 밖을 바라봤다.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거울 속 나는 고개를 천천히 돌렸고,
그리고 말했다.
“왔네.”
그 순간, 무언가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뒤로 넘어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히, 무언가 들어왔다.
문이 닫혔다.
엘리베이터는 다시 움직였다.
11층. 도착.
띠링—
문이 열렸다.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복도 불빛이 깜빡였고, 고요한 바람 소리만 흘렀다.
아내가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었다.
남편은 들어오지 않았다.
띠링—
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남편이 쓰러져 있었다.
피부는 창백했고, 눈은 열려 있었으나 초점이 없었다.
입가엔 희미하게 웃음기가 맺혀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남편을 바라봤다.
한 발짝, 두 발짝.
엘리베이터 안으로 천천히 들어섰다.
그 순간, 거울 속에서 남편의 눈이 움직였다.
입술이 떨렸다.
숨을 토해냈다.
“…여보… 왜… 당신이…”
그녀는 웃지 않았다.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그저, 남편을 내려다보며 조용히 말했다.
“이제… 혼자 두지 않을게.”
남편의 눈동자에 번개처럼 스친 기억 하나.
3년 전, 고속도로에 남겨졌던 그녀의 핏자국.
조수석에서 웃던 마지막 얼굴.
그녀는 그날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
오늘,
그녀는 돌아왔다.
거울 속에서.
그리고… 엘리베이터 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