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표정한 행성

004

by 경국현

전철 안,

모두가 화면 속을 걷는다

나는 고개를 들어

그들의 얼굴을 건넌다

가까이 있지만

마음은 닿지 않는다

도시는 깨어 있고

우리는 서로를 잃은 채

그 안에서

조용히 살아간다



☞ 나의 노트

사람들 속에 있었지만, 이상하게 외로웠다. 모두 가까이 있었지만, 누구와도 닿지 않았다. 말도, 눈빛도, 표정도 점점 사라져갔다. 그 순간, 전철 안이 하나의 작은 행성처럼 느껴졌다.

무표정한 얼굴들 사이에서 나도 그렇게, 조용히 멀어지고 있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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