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총알>
롯데호텔 23층 일식당.
박호영은 윤 의원과 마주 앉아 있었다.
윤 의원은 서울대 선배였다. 학창 시절, 군사독재 타도를 외치던 운동권의 중심.
마이크를 잡으면 군계일학이었고, 두루마기를 휘날리며 연단에 서면 청춘들의 분노가 불길처럼 터져 나왔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엔 교차점이 없었다.
젊은 윤 의원은 학생 운동에 전념하다 감옥에 갔고, 복학 후 학생회장이 되었다.
젊은 박호영은 운동권을 비현실적이라 여겼다. 지성이라 자부하면서도 스스로에겐 관대한 운동권의 이중성을 혐오했다.
한번은 법대 고시생들 앞에서 윤 의원이 외쳤다.
“정의가 살아 있는 사회를 만들자. 군사독재에 침묵하는 건 치욕이다. 당신들은 어용 학생이다.”
그 한마디에 박호영이 맞섰다.
즉석 토론은 불꽃처럼 번졌고, 그 소문은 오랫동안 학교를 떠돌았다.
시간은 흘러, 그 청년은 지금 자민당 5선 의원, 당 대표로 앉아 있다.
“이번 검찰청 인사, 마음에 드나?”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부탁은 내가 해야지. 호칭은 편히 하자.”
잔을 기울이던 윤 의원이 눈을 가늘게 떴다.
“총알은 준비했나?”
“20발 맞추었습니다. 형님이 쓰시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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