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포럼

<이구동성>

by 경국현

사업의 규모가 커지자, 태현에게는 이제 ‘사업가’보다 ‘기업가’라는 말이 더 어울렸다.

물속의 물고기가 뭍으로 올라와 다른 호흡법을 배우는 것처럼, 살아가는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개발사업은 사방에서 터져 나왔고, 총알은 쌓여갔다.

총알이 있으면, 그것을 쏠 꼭두각시가 필요했다.



롯데호텔 지하 바.

다섯 명의 부동산 박사들이 모였다.

웃을 때는 애교가 넘치지만, 입 다물면 차갑게 보이는 서수경 박사.

언제나 피곤해 보이는, 걱정 많은 신사풍의 오진명 박사.

배가 불룩하고 이마가 훤해졌지만, 여전히 집안 기운이 묻어나는 임 박사.

동그란 얼굴, 자애로운 목소리로 쓴소리를 서슴없이 내뱉는 김보경 박사.

그리고 그들의 중심에는 정태현이 있었다.


서울부동산포럼 1부가 끝나자, 이들은 곧장 이곳으로 옮겨와 ‘광화문포럼’을 열었다.

“서 박사님, 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 끝나간다면서요?”

“아직 정리할 게 남았어요.”

서수경이 안경테를 만지며 웃는다.

오진명이 곁눈질로 임 박사를 본다.

“임 박사님은 요즘 시청에 있나요?”

“아닙니다. 외곽으로 돌고 있습니다. 힘 좀 써 주십시오, 선배님.”

술잔이 오가고, 대화는 학위와 논문으로 번졌다.

“정 박사님은 논문 계속 쓰십니까?”

“논문은 무슨… 학위 받았으면 끝이지요. 저는 사업 때문에 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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