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붕괴>
대한민국의 도시는 지금 거대한 전환점에 있다. 그것은 단순한 물리적 변화가 아니라, 도시의 소유권과 정체성이 근본적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다.
한때 삶의 터전이자 공동체의 중심이었던 도시는 점차 자본의 상품으로 변했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도시를 빼앗기고, 관계는 해체되며, 공동체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은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핵심 구역은 이제 더 이상 시민의 것이 아니다. 재개발, 재건축, 고밀도 고층화, 고가화의 과정을 거치며 도시는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금융자산의 집합지로 변모했다.
오피스텔, 고급 아파트, 공유 오피스, 프리미엄 상업시설은 더 많은 임대 수익을 내기 위해, 더 많은 자본을 위해 설계되고 재편된다.
이러한 도시 공간은 그 자체로 금융 상품화된 구조를 갖추며, 공간의 본래 기능이었던 삶과 관계, 일상과 문화는 철저히 배제된다.
이러한 도시 변형의 중심에는 분명한 승자와 패자가 존재한다.
대기업, 자산운용사, 대형 금융기관, 초고액 자산가들은 도시의 핵심 지대에 대한 독점적인 접근권과 투자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주거와 상업을 넘나드는 자본 흐름을 통해 도시를 자신의 자산 포트폴리오로 편입시키고 있다.
반면, 청년, 고령자, 저소득 근로자, 자영업자, 그리고 전통적인 공동체를 유지하던 시민들은 도시 바깥으로 밀려나고, 통근 거리와 주거 질의 하락, 그리고 지역 기반 상실이라는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도시는 물리적으로는 팽창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는 수축하고 있다.
강남, 용산, 성수 등 서울의 주요 부동산 핫플레이스는 더 이상 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 아니라,
투자 수단으로 기능하는 유닛(unit)으로 전락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실거주자가 아니며, 공간을 매입하고 전매하거나 임대 수익을 얻기 위한 목적이 우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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