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지방 소멸

<부동산의 끝>

by 경국현

지방은 지금 소멸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소멸의 중심에는 인구의 붕괴와 함께 비어 있는 부동산의 환상이 존재한다.

2024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 중 113곳이 '지방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는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이며, 그 중에서도 경북, 전북, 전남, 강원, 충북 등은 10년 안에 행정구역 자체의 존립이 어려워질 수 있는 위기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숫자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실제 일부 시군은 초등학교 입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해를 경험했고, 신설된 아파트 단지에서 입주자가 30%도 채 되지 않는 현상이 빈번해졌다.

하지만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지방의 소멸 흐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동산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 인구 유입,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수천억 원 규모의 복합개발, 혁신도시, 산단 유치, 관광 클러스터 등을 계획해왔다.

그러나 이들 개발은 대부분 현실과 괴리된 수요 추정, 중앙정부 보조금 의존, 부동산 자산 확보 목적의 민간 개발 참여라는 구조로 이뤄졌고, 그 결과는 공실, 유령 도시, 세금 낭비였다.


지방 부동산은 이제 더 이상 사람이 살 공간이 아니다. 투자 상품도 되지 못하고, 실제 주거지도 되지 않는 애매한 중간지대로 남아 있다.


신도시형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고, 화려한 상업시설이 들어서지만, 이곳에 사람은 없다. 상가엔 불이 꺼져 있고, 공동현관엔 이삿짐이 들어온 적도 없는 문패가 붙어 있다.

건물은 있지만 공동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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