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란 원래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다. 공간 속에 사는 우리가 공간의 거리 차이를 설명할 때 시간이라는 개념을 창안했을 뿐이다. 태양 주위의 행성들의 공전에 따라 밤과 낮이 생기거나 공간 속에 존재하는 물질들이 생멸하는 과정에서 그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시간이라는 개념이 생겨났을 것이다.
이 시간이라는 것은 주의와 관련된다. 우리가 시간이 빠르게 느껴지거나 느리게 느껴지는 것은 주의가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인지 과정과 신경의 발화(neuronal firing)와 관련된다. 우리가 낯선 곳을 걷다 보면 익숙하지 않는 자극들에 더 주의를 두게 되기 때문에 우리의 주의는 높아지고 뇌 신경의 발화도 증가한다. 이때 우리는 시간을 느리게 경험한다. 이는 우리가 어릴 때 익숙하지 않는 환경에 적응하거나 익숙하지 않는 것들을 배우는 동안 시간이 더디고 느리게 흘려간다고 생각하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반면 우리가 낯선 곳을 다시 가게 될 때는 환경에 대한 익숙함으로 인해 자극들에 덜 주의를 두게 되면서 시간은 빠르게 느껴진다. 뇌 신경의 발화도 주의의 낮아짐에 따라 감소하게 된다. 성년이 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삶의 모습들과 환경이 익숙해지면서 시간이 빠르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주의의 증가와 감소에 따라 신경발화율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현상은 시간의 느려짐과 빨라짐과 연관되기에 시간은 주관적인 관념일 뿐만 아니라 공간적 거리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가 고안한 개념일 뿐이다. 공간은 우리가 어떻게 주의를 두느냐에 따라 가까워지기도 멀어지기도 하고 익숙해지기도 낮설어지기도 한다. 시간은 그 생각들에 따라 빠르게도 흘러 가고 느리게도 흘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