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는 것과 늙어 간다는 것

by Kyung Mook Choi

젊다는 것은 많은 경험을 요하기에 확장되는 과정이라면 늙어간다는 것은 선택된 환경에서 집중과 선별을 해야 한다. 젊을 땐 돈도 벌어야 하고 배우자도 만나야 하고 집도 사야하고 또 이런 저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과정이라면 나이들어 늙어간다는 것은 많은 것들이 결정된 환경에서 정리하고 성찰해가는 과정일 것이다. 나이들어 늙어간다는 것은 그래서 경험보다는 성숙의 과정일 것이다. 젊을 때 처럼 쉽게 주변에 휩쓸리지도 않고 그동안 이룬 나만의 자각과 사색으로 살아가야 하는 시기일 것이다. 나이가 들어 늙어 간다는 것은 그동안 알아왔던 지인들도 친했던 친구들도 어느 시점이 되면 떠나가게 되고 나만의 시간이 더 많아지는 시기이기에 지난 시절처럼 남탓, 환경탓 보다는 자기만의 시간이 더 요구된다. 육체적인 측면에서도 젊을 때는 기능이 활발하지만 늙어 갈수록 시들어가고 하나씩 고장이 난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활발한 확장 보다는 물질적인 외면에서 정신적인 내면으로 점점 들어서는 시기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모두 삶의 체험들이 외면의 체험들이 내면으로 체화되고 여물어 간다. 특히 3분의 2의 신체적인 나이를 먹어가는 시점에 들어서게 되면 많은 것들이 정리되고 사라져 간다. 그래서 더 많은 경험보다는 제한된 시간을 받아들여야 하고 살아온 한계들을 수용해야 한다. 그게 나이들어감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남들보다 좀더 뒤에 서야 하고 좀더 말수도 줄여가야 하고 행동도 더 조심해야 한다.


나이 50줄을 넘어서면 더 많은 무모한 선택들과 시행착오들을 뒤로하고 지나간 경험들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남은 삶을 조금씩 정리해 가는 것. 그것이 늙어가는 과정이 아닐지. 갑자기 삶이 허무해지고 덧없어 보일 때 이런 저런 상념에 빠지게 된다. 젊어서 했던 많은 경험들과 후회들을 뒤로 하고 나이 들어 늙어 가게 되면 흰머리가 늘고 주름도 늘어가지만 지난 시절의 미련들도 버리고 시들어가는 것들과 남겨진 것이 다가 오는 것을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나이들어 늙어 간다는 것은 감정의 기복을 조절하면서 들뜨지 않는 평온과 충만을 느끼면서 마음의 평정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주의하는 삶 Attentional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