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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KS Jun 30. 2020

[독서 기록] 기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승희의 <기록의 쓸모 : 마케터의 영감 노트>를 읽고 



1) 기록은 다르게 읽힌다

저번 주, 한 회사의 대표님과 30분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면접이었지만, 상담을 받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몇 주 전의 면접과는 다른 기분이 들었다. 두 사람 모두 같은 나의 시간을 봤지만 다른 답변을 주었다. 


몇 주 전에 들었던 답은 "도대체, 그동안 뭘 한 거예요?"이었고,

지난주에 들었던 답은 "참 열심히 살아오셨네요."였다.


나라는 사람의 기록이 다르게 읽혔다. 그러고 나서 <기록의 쓸모>를 읽게 되었다. 

저자는 에필로그에  "어쩌면 진정한 기록의 쓸모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나의 쓸모'를 찾아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라고 적었는데, 이 문구와 내 상황이 맞아 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나의 쓸모를 찾기 위해 자기소개서에 나를 기록했고, 누군가에게서는 나의 쓸모를 찾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나의 기록을 보고 나의 쓸모를 찾아줄 사람을 찾는 과정을 위해, 나는 오늘도 이력서를 적는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서 마음이 편해졌다.



2) 이 책의 소재는 과연 무엇인가

<기록의 쓸모>는 기록에 대한 글인데, 마케팅에 대한 글처럼 읽혔다. 기록을 함으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기획하고, 살을 붙이는 일에 대한 에세이로 읽혔다. 그녀가 마케터이며 그녀의 기록이 마케팅에 대한 것일 수밖에 없지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부제가 오히려 책의 내용을 더 잘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모에 관련된 책이 많이 나오니 그 뒤를 따라가고자 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에 약간 아쉬웠다.


물론, 약간 아쉽다는 것이지 '기록'을 뺀 책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기록에 대한 이야기 중 나에게 가장 새로웠던 것은 기록의 형태가 여러 가지라는 점이다. 나에게 기록이란, 펜과 종이를 들고 쓰는 것에 국한된다. 그래서 온라인에서 글을 써서 남기고는 있지만, 이건 나에게 원초적 기록이라는 생각을 덜 들게 한다. 그런데 저자는 나와 달리 사진도, 녹음도 모두 기록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인스타그램으로 남긴 것을 출간하는 것으로 이런 생각을 실현했다. 그런 융통성과 실현할 힘을 가지고 있는 저자가 부러웠고, 나에게도 조금은 느슨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블로그든, 브런치든, 인스타든 내가 남기고 있는 흔적들이 모두 기록임을 인정하고, 거기서 어떤 걸 도출할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겠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건 '메일도 기록이라면' 편이다. 업무 메일도, 입사 지원 메일도 보내려면 쉬운 메일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를 읽을 때도 메일에 대한 부분을 열심히 읽었고, 이번 <기록의 쓸모>도 집중해서 보았다. 모두 흡수해서, 메일을 덜 고민하고 보내고 싶다.(절대 고민하지 않고 보낼 수는 없다) 언젠가는 업무 메일을 보낼 일이 있는 누군가라면, 이 챕터 내용을 기억하길 바란다. 알아두기만 해도, 기본 메일은 될 만한 팁들이 많다.



3) 인기는 저자에게만 기인하는가.

NO. 저자가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 마케터계의 신화적 인물이라는 점이 물론 나를 이 책으로 이끌었지만, 내용을 읽으며 <기록의 쓸모>의 인기가 저자의 유명세에만 기대고 있지 않음을 느꼈다. SNS를 기록의 용도로 두는 층도, 사진으로 기록을 하는 사람들도, 업무 기록을 남기는 사람들도 모두에게 공감될 만한 포인트가 있고, 그 지점들이 인기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마케팅 상품으로 모나미를 제시하여 센스를 발휘한 점 등 찾자면 더 많은 인기 요인이 있을 것 같다. 


그러니, 유명 저자라 하여 멀리하지 말고 '기록'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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