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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KS Oct 09. 2020

[독서 기록] 파김치들의 작은 숨구멍

박유미(조재희 그림)의 <힘든 하루였으니까, 이완 연습>을 읽고




'자기만의 방'(출판사)의 책은 내게 꿈이다. 귀여운 일러스트레이션과 더불어 갓 구운 빵 같은 따듯함이 담겨 있다. 그것들이 작은 마음을 지닌 내게 위로가 되고, 나는 천천히 자방의 주민으로 물들어 갔다. 또 하나, 그곳의 책이 꿈으로 느껴지는 건 'Editor's letter'에 실린 편집자들의 글에서 진짜 이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 느껴져서다. 자부심을 갖고 만든 책이어서 나도 예쁘게 볼 수밖에 없다. 


지난달, 자기만의 방에서 <힘든 하루였으니까, 이완 연습>이란 책을 냈다. 여름부터 유튜브에서 요가와 명상 영상을 찾아보던 때여서 이 책에도 관심이 갔다. 시중에 다른 명상 서적들도 많지만 굳이 이 책을 고른 것은, 자방 주민인 이유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책이 예뻐서'이다. 


예쁜 책이 주는 위로가 있다. '귀여운 것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처럼 예쁜 책은 허한 마음을 채워준다는 느낌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다. 그래서 가끔은 같은 내용이라면 예쁜 책을 산다. 그리고 원했던 위로를 얻었다. 


명상 영상을 들으며 이완의 효과를 느꼈던 후라, 이완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이 책은 더 반가웠다. 여성과 운동을 엮은 책들은 많이 나왔지만, 운동에는 하나도 관심이 없는 나이기에 그런 책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이완은 마음챙김(mindfulness)의 과정이어서, 마음이 심란한 요즘 읽고 싶어졌다. 정신과 의사의 에세이 등에서 마음챙김(mindfulness)을 본 적이 있고,  이 책의 내용 중 몇 가지는 책에서, 요가 수업에서 이미 배워서 알고 있는 것이었다. 또 읽어도 좋았다. 잊어버리고 있던 방법을 되새긴 느낌이었다.


이완 연습을 꾸준히 하다 보면 내 몸과 가까워질 수 있어요. 그동안 방치했던 몸에 관심을 주고 더 적극적으로 챙기게 되지요. 내 몸과  친해지면 나를 더 건강하고 즐겁게 하는 쪽으로 먹고 자고 움직이는 습관이 생긴답니다. (이완, 몸이 좋아합니다 중)


<힘든 하루였으니까, 이완 연습> 준비 단계의 말처럼, 이완은 습관이 될 때까지 꾸준히 연습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반복해야 괜찮아진다는 마음을 잊어버린 내게, 다시 한 번 각성하게 하기 좋은 책이었다. 


부제 '파김치 직장인을 위한 43가지 처방전'임에 맞게 출근 전, 회사 내, 퇴근 후에 맞게 할 수 있는 이완법들이 담겨 있다. 누워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화장실 문 앞, 회의실, 의자에 앉은 채까지 실제 회사원들이 일상을 보내는 시간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쭉 서술해 두고 그중 원하는 방법을 택해서 사용하길 권장하고 있는데 저자가 권하는 10분 루틴, 20분 루틴을 제시해 주었으면 어땠을까 함이다. 누군가의 제안에 한정되지 않길 바랐겠지만, 한두 가지의 추천은 적절했을 듯하다. 


긴장을 자주 해서, 회사에서 몰래 식은땀을 흘리는 직장인이 있다면 한 권 사서 회사에 두고 보면서 3분의 이완 시간을 가지면 좋을 듯하다. (화장실에 숨어서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긴장하지 않고 살 수 없는 세상이라면, 이 책이 나를 비롯한 긴장쟁이들에게 작은 숨구멍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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